약을 끊으면 틱 증상이 재발해요(초4 아들) (광주 10대 초반/남 틱장애)
안녕하세요. 저희 아이가 7살 때부터 틱이 있었어요
처음엔 눈 깜빡임이었는데 그게 입 벌림으로 바뀌고
고개 까딱까딱 어깨 으쓱으쓱 음음 소리 흠흠거리는 소리 이런 식으로 계속 달라지더라고요.
소아정신과에서 약을 처방받아서 꽤 오래 먹였는데..
먹는 동안은 거의 안 보인다 싶을 정도로 좋아졌었어요.
근데 2년 3년 넘게 먹이다 보니까 너무 오래 먹이는 게 마음에 걸려서 조금씩 줄여보다가 최근에 완전히 끊었거든요.
끊은 지 이제 한 달 됐는데 다시 올라오는 게 보여요.
지금은 목 가다듬는 소리가 제일 심하고 눈알 굴리는 것도 보이고요.
약 먹는 동안만 괜찮고 끊으면 다시 나오면 결국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건지 그게 제일 무서워요.
근본적으로 나을 수는 없는 건지 다른 방법은 없는 건지 답답한 마음에 글 남겨봅니다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기호필입니다.
약을 끊었더니 다시 올라온다니 얼마나 막막하셨을지 느껴져요.
이게 평생 가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 충분히 이해합니다.
장기간 최선을 다해 치료를 이어왔음에도 재발하는 상황이니 답답하시죠.
약을 먹는 동안에는 신경 신호를 억제해서 틱 동작이 밖으로 표출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해왔지만,
사실 증상이 조용해진 것처럼 보여도 신경 회로 자체가 바뀐 건 아닙니다.
그래서 약을 끊으면 억제가 풀리면서 다시 나오는 거예요.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가 발을 뗀 것과 비슷한 상황이죠.
약물치료의 한계일 수 있어요.
틱 증상을 관리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왜 이 아이의 신경계가 불필요한 신호를 계속 만들어내는지 그 근본 원인을 건드리지는 않거든요.
7살부터 시작됐고 눈 깜빡임에서 출발해서 여러 동작과 소리가 번갈아 나타나는 패턴을 보면 신경 회로가 꽤 깊이 자리를 잡은 상태로 보여요.
틱은 뇌의 기저핵과 전두엽을 연결하는 회로에서 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나타납니다.
쉽게 말하면 뇌가 불필요한 동작 신호를 걸러내지 못하고 그대로 내보내는 거예요.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이 억제 기능이 떨어지는 건데 리스페리돈과 아리피프라졸 등의 약은 이 신호를 일시적으로 조절해서 증상을 잠재우는 방식이에요. 회로 자체를 고치는 게 아니라 신호를 틀어막는 거죠.
여기서 중요한 게 있어요. 초등 4학년이면 뇌가 한창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 뇌를 과수원에 비유하자면 지금은 가지가 뻗어나가면서 어떤 가지를 굵게 키우고 어떤 가지를 쳐낼지 결정되는 때예요.
건강한 신경 가지는 굵어지고 불필요한 가지는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게 정상적인 발달인데 틱이 반복되면 그 불필요한 가지가 오히려 굵어지면서 고착화됩니다.
즉, 지금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이후 신경계 발달 방향을 결정하는 거예요.
근본적으로 나으려면 이 억제 회로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회복시켜줘야 합니다.
그게 안 되면 약을 끊을 때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어요.
그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 필요한 건 증상을 억누르는 방식에서 벗어나 신경계 환경 자체를 바꾸는 치료예요.
과도하게 흥분된 신경 전달 상태를 안정시키고 뇌가 스스로 불필요한 신호를 걸러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억제 기능이 회복되면 약 없이도 신호가 조절될 수 있는 상태가 되거든요.
이 영역을 한방 치료가 다루는데 신경계를 직접 억누르는 게 아니라 억제 회로가 스스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방향이에요.
그 구조가 잡히면 약을 줄이거나 끊어도 버틸 수 있는 신경계가 됩니다.
현재 음성틱도 있어서 학교 생활이나 일상에 불편을 줄 정도라면 양방과 한방 치료를 병행해볼 수도 있어요.
급한 불은 끄면서 환경 정리를 해나가야 하니까요.
양방 약으로 증상 강도를 낮추면서 동시에 한방으로 신경계 환경을 바꿔주는 거죠.
어느 한쪽만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치료를 쉬는 건 권해드리기 어려워요.
신경 회로는 반복될수록 더 굳어지거든요.
지금 약을 끊은 상태에서 증상이 다시 올라오고 있다면 그 회로가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두뇌 발달이 한창인 이 시기에 방향을 잡아주시는 게 중요해요.
아직 뇌가 변화에 충분히 반응할 수 있는 나이입니다.
약 없이도 지낼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니 아이가 틱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잘 도와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