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이 오면 갑자기 배가 아프고 설사가 나요. 과민성 대장인가요? (마포 20대 후반/남 공황장애)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거나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갑자기 배가 뒤틀리듯 아프고 화장실에 가야만 할 것 같아요.
식은땀이 나면서 심장이 뛰는 공황 증상과 함께 늘 복통이 동반됩니다.
화장실을 못 가는 상황이 생길까 봐 버스 타는 것도 무섭고, 외식도 못 하겠어요.
장에 병이 생긴 걸까요, 아니면 이것도 공황장애 때문인가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이루다입니다.
공황 증상과 함께 나타나는 급박한 복통과 설사 때문에 일상생활에 제약이 많으시겠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는 뇌와 장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뇌-장 축(Gut-Brain Axis)' 이론으로 설명되는 전형적인 공황장애의 신체 증상입니다.
우리 몸이 극도의 불안을 느끼면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이 흥분하고,
상대적으로 소화를 담당하는 부교감신경은 억제됩니다.
이때 뇌는 비상사태에 대비해 에너지를 근육으로 보내기 위해
장 속에 남아있는 내용물을 빨리 내보내려는 신호를 보냅니다.
이것이 갑작스러운 복통과 설사로 나타나는 것이며,
심리적으로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맞물려 더욱 심해집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간비불화(肝脾不和)'라고 합니다.
스트레스로 예민해진 간(肝)의 기운이
소화기인 비위(脾胃)를 공격하여 장의 운동 리듬을 깨뜨리는 상태입니다.
한방 치료 접근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환자의 체질에 맞추어 소간해울(疏肝解鬱) 및 건비(健脾) 한약 처방을 통해
간의 긴장을 풀어주어 장을 공격하지 않게 하고,
약해진 장 기능을 튼튼하게 보강합니다.
이는 심리적 긴장이 곧바로 복통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를 끊어주는 데 좋습니다.
복부 온열 추나 및 뜸 치료로는 배꼽 주변의 천추혈(天樞穴)과
중완혈(中脘穴)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어 장의 비정상적인 경련을 가라앉힙니다.
배가 따뜻해지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공황 증상 완화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전침 및 약침 치료를 활용해 다리에 있는 족삼리(足三里) 혈 자리를 자극하여
위장관의 운동성을 안정시키고, 신경계의 과도한 흥분으로 인한 장의 수축을 조절합니다.
일상에서는 복통이 밀려올 때 대처법을 활용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손등의 엄지와 검지 사이 오목한 곳인 합곡혈(合谷穴)을 강하게 지압하세요.
급체나 복통 시 기운을 소통시켜 통증을 줄여주는 '급소' 역할을 합니다.
어딜 가든 화장실 위치부터 확인하는 습관은 오히려 뇌를 긴장시킵니다.
"설령 실수를 하더라도 큰일 나지 않는다"는 배짱을 조금씩 키우는 인지 훈련이 필요합니다.
공황 증상과 함께 오는 장 문제는 뇌와 장을 동시에 다스려야 근본적으로 해결됩니다.
한방 치료를 통해 예민해진 자율신경을 안정시키면,
장은 자연스럽게 평온을 되찾게 될 것입니다.
제 답변이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