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상 불면증인데, 처방받은 수면제가 듣질 않습니다. (양주시 50대 후반/남 불면증)
안녕하십니까. 59세 남자입니다. 불면증이 처음은 스트레스로 시작했는데요. 지금까지 주기적으로 신경정신과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아서 복용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도 안 빼먹고 자고 있는데요. 작년부터 처방받은 수면제를 먹어도 잠이 잘 들지 않는 날이 생겼어요. 잠들어도 2~3시간 자고 깨버립니다. 어제도 12시쯤 수면제를 복용하고 잤지만, 깨어나서 보니 새벽 2시 40분이었습니다. 정말 너무 힘들고 고문입니다. 불면증 극복에 고견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헌입니다.
안녕하십니까. 59세라는 연령대에 접어드시면서 겪고 계신 수면 문제는 전형적인 만성 불면증의 양상으로 보이며, 특히 입면장애(잠들기 어려움)와 수면유지장애(자주 깨고 다시 못 잠)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고통이 매우 크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수면제는 잠드는 시간을 일시적으로 단축해 주지만,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치료제'라기보다는 일시적인 '유지제'에 가깝습니다. 그동안 매일 복용하셨다면 뇌가 약물에 적응하여 효과가 떨어지는 내성이 생겼거나, 약 없이는 잠들기 힘든 의존성이 생겼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또한 수면제는 우리 몸을 회복시키는 깊은 잠(서파 수면)과 꿈 수면(REM 수면)을 감소시키고 얕은 잠만 늘리기 때문에, 잠을 자더라도 피로가 풀리지 않고 뇌의 피로도가 계속해서 누적되는 악순환을 유발합니다.
현재 환자분의 뇌는 밤에도 각성 상태를 풀지 못하는 ‘생리학적 과각성(Physiological Hyperarousal)’ 상태에 있습니다. 스트레스에서 시작된 불면증이 장기화되면서 뇌의 수면 조절 시스템인 시상하부 등의 기능이 저하되었고, 자려고 누워있는 행동 자체가 뇌를 긴장시키는 '스위치'로 작동하는 조건화 현상이 일어난 것입니다.
한의학적 치료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단순히 잠을 재우는 것이 아니라, 뇌 스스로 수면과 각성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망문문절(望聞問切) 사진법을 통해 환자분의 체질적 약점과 장부기혈(臟腑氣血)의 불균형을 파악하여 뇌 기능을 회복시키고 스트레스 저항력을 높여줌으로써 불면증 개선에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수면제를 장기간 복용하신 경우 갑자기 끊으면 '반동 불면증'으로 증상이 훨씬 악화될 수 있습니다. 한의원에서는 한약 치료를 병행하여 뇌의 과각성을 낮추면서, 수면제의 복용량과 횟수를 서서히 줄여나가는 테이퍼링(점감요법)을 통해 안전하게 약물 의존도를 낮출 수 있도록 돕습니다.
불면증은 방치할수록 더욱 고착화되는 질환입니다. 더 악화되기 전에 주치의와 다시 충분히 상의해보시면서 가까운 한의원을 방문하여 병행 치료에 대해 정확한 진단과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적극 권유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