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작이 없을 때도 "또 생기면 어쩌지?"하고 종일 불안해요. (강동구 40대 중반/남 공황장애)
한 달 전 처음으로 공황발작을 겪은 후부터 삶의 질이 엉망이 됐습니다.
지금은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숨이 막히는 증상이 없는데도,
'언제 어디서 또 터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하루 종일 긴장 상태입니다.
운전하다가 갑자기 발작이 와서 사고가 나면 어쩌나, 회의 중에 쓰러지면 어쩌나 싶어 일에 집중이 안 돼요.
몸은 멀쩡한데 마음은 24시간 비상사태인 기분, 이것도 치료가 필요한가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이유진입니다.
신체적인 발작 증상보다 어쩌면 더 환자분을 지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질문하신 '예기불안(Anticipatory Anxiety)'입니다.
이는 공황장애의 핵심 증상 중 하나로, 한 번 경험한 극심한 공포가
뇌의 해마(기억 중추)에 강하게 각인되어,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위험을 미리 당겨서 걱정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현재 환자분은 실제 도둑이 든 것이 아니라,
"도둑이 들면 어쩌지?"라는 생각 때문에 밤새 불을 켜고
보초를 서느라 기력이 다 빠져버린 상태와 같습니다.
뇌의 전두엽(이성 조절) 기능이 약해지고
편도체(공포 감지)가 과잉 작동하면서 발생하는 전형적인 신경계 피로 현상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심허담겁(心虛膽怯)' 혹은 '정충증(怔忡症)'이라 진단합니다.
심장과 담력이 허약해져 스스로를 보호할 힘이 없으니,
작은 파도에도 배가 뒤집힐까 봐 늘 전전긍긍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방 치료 접근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보심익기(補心益氣) 및 안신(安神) 한약 처방은
가미귀비탕(加味歸脾湯)·천왕보심단(天王補心丹)을 가감해
소모된 심장의 기혈을 보충하여 뇌 신경의 예민도를 낮추고,
"별일 없을 거야"라는 심리적 안정감을 신체 베이스에서부터 만들어줍니다.
자율신경 균형 훈련 (바이오피드백)은 환자분이 스스로
자신의 호흡과 심박수를 조절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며 훈련합니다.
"내가 내 몸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순간, 예기불안은 급격히 줄어듭니다.
침 및 전침 요법은 머리 꼭대기의 백회혈(百會穴)이나
가슴의 전중혈(膻中穴)을 자극하여 위로 솟구치는
불안 기운을 아래로 내리고, 뇌파를 안정시켜 과도한 각성 상태를 해소합니다.
예기불안을 다스리는 '인지적 대처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종일 걱정하는 대신, 하루 15분만 '공황에 대해 걱정하는 시간'을 정해두세요.
그 외의 시간에는 "나중에 걱정 시간에 몰아서 하자"며 생각을 차단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공황발작으로 인해 실제로 죽거나 미치거나 사고가 날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불안이 밀려올 때 "이건 뇌가 보내는 가짜 신호일 뿐이다"라고 소리 내어 말해 보세요.
예기불안은 방치하면 우울증이나 사회공포증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한방 치료로 심담(心膽)의 기능을 회복하면
뇌가 다시 평온한 일상을 찾을 수 있습니다.
혼자 견디지 마시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제 답변이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