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숨이 안 쉬어지고 죽을 것 같은 공포가 자주 와요 (부천 10대 중반/남 청소년 공황장애)
중학교 3학년 남학생입니다.
얼마 전 학원에서 공부하다가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안 쉬어져서 죽는 줄 알았어요.
심장이 터질 듯이 뛰고 손발이 떨리는데,
응급실에 가도 검사 결과는 멀쩡하다고 하네요.
또 그런 일이 생길까 봐 무섭고 학교 가기도 겁나는데 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이재은입니다.
예고 없이 찾아온 극심한 신체 증상과 죽을 것 같은 공포 때문에
얼마나 놀라고 당황스러우셨을지 그 마음이 충분히 공감됩니다.
특히 가장 안전해야 할 학업 공간에서 그런 경험을 하고 나니,
또다시 같은 증상이 반복될까 봐 매 순간 긴장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을 학생의 모습이 그려져 마음이 무척 안타깝습니다.
검사 결과는 정상이라는데 내 몸은 당장이라도 큰일이 날 것 같으니
스스로도 답답하고 무서웠겠지만, 이것은 학생의 정신력이 약해서가 아니라
뇌와 신체의 경보 시스템이 일시적으로 오작동하는 것뿐이니 너무 자책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청소년 공황장애를 주로 '심담구겁(心膽怯)'이나
'간기울결(肝氣鬱結)'의 관점에서 살핍니다.
청소년기는 학업 부담과 진로 고민, 대인관계 등으로 인해 심리적 압박감이 극에 달하는 시기입니다.
이를 이해하기 쉽게 비유하자면, 우리 몸의 불안 조절 장치를
'예민해진 화재 경보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래 화재 경보기는 불이 났을 때만 울려야 하는데,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피로로 인해 마음의 에너지가 고갈되면
작은 연기나 먼지(사소한 긴장)에도 "불이야!"라고 비상벨을 울려버리는 것입니다.
비상벨이 울리면(공황 발작) 우리 몸은 즉시 비상사태에 돌입하여
심장을 빨리 뛰게 하고 호흡을 가쁘게 만들어 위험에 대비하려 합니다.
한의학적으로는 이를 심장과 담력이 약해져 기운이 위로 솟구치는 상태로 보며,
엔진이 과부하 되어 냉각수 없이 헛도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기운이 솟구치는 시기인데, 스트레스로 인해
이 기운이 부드럽게 흐르지 못하고 가슴에 맺히면(기울),
어느 순간 압력을 견디지 못한 밥솥의 추처럼 폭발적인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권유드립니다.
한의학적 치료는 예민해진 화재 경보기가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심장의 화를 내리고 담력을 튼튼하게 보강하는 데 집중합니다.
침 치료와 한약 처방을 통해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바로잡고
뇌의 안정감을 찾아주면, 공황 증상의 빈도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불안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는 힘이 생겨납니다.
이는 단순히 증상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뿌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생활 속에서는 증상이 나타나려 할 때 숨을 들이마시는 것보다
'천천히 내뱉는 것'에 집중하는 복식호흡을 연습해 보세요.
내뱉는 숨을 길게 가져가는 것만으로도 과열된 신경계를 잠시 진정시키는 냉각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카페인이 많은 에너지 음료나 고함량 당분은 심장 두근거림을 악화시켜
공황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당분간 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충분한 수면을 통해 뇌가 쉴 시간을 주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금 겪고 있는 과정은 인생이라는 긴 항로에서 잠시 거친 파도를 만난 것일 뿐입니다.
혼자서 이 공포를 다 감당하려 하지 마시고, 전문가와 함께
차근차근 해결해 나간다면 다시 맑고 평온한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 드린 답변이 학생의 불안한 마음을 다독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가벼운 마음으로 등교하고 친구들과 밝게 웃을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입니다.
용기를 잃지 말고 힘내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