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해야 하는데 새벽 3시 4시까지 잠이 안 와요. (도봉구 20대 후반/여 불면증)
안녕하세요. 27살 여자인데요. 매일매일 잠드는게 고욕입니다. 출근은 해야 하는데 새벽 3~5시까지 잠이 안 옵니다. 머릿속에 이 생각 저 생각이 자꾸 꼬리를 물고 떠오르면서 머리가 더 맑아져요. 밤마다 또 못 자는거 아닐까 걱정입니다. 수면제도 먹어봤어요. 기절하듯 잠들긴 하는데, 아침에 더 못 일어나겠어요. 머리도 멍한 것 같고. 그래서 얼마 안 먹었어요. 방법이 없을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헌입니다.
밤마다 잠과 사투를 벌이며 출근 걱정까지 하셔야 하니 그 고통이 얼마나 크실지 감히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질문자님이 겪고 계신 증상은 전형적인 '입면장애(잠들기 어려움)' 형태의 불면증으로 보입니다.
머릿속이 자꾸 맑아지고 생각이 꼬리를 문다고 호소하셨는데요. 불면증 환자의 뇌는 수면을 취해야 할 밤에도 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이때 뇌파를 분석해 보면 평온할 때 나오는 알파파는 줄고, 각성 상태나 불안할 때 나오는 베타파가 너무 많이 나와 잠을 깨우게 됩니다. "오늘도 못 자면 어쩌지"라는 걱정 자체가 뇌를 지속적으로 긴장시켜 각성 상태를 풀지 못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불안이 반복되면 나중에는 침실에 들어가거나 눕는 행동만으로도 뇌가 긴장하는 ‘조건화’가 일어나 불면증이 더욱 악화됩니다.
병원에서 처방하는 수면제는 뇌 기능을 강제로 억제하여 잠들게는 하지만, 우리 몸을 회복시키는 깊은 잠(서파 수면)과 꿈 잠(REM 수면)을 감소시키고 얕은 잠만 늘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아침 후유증(Hangover)’으로 수면제의 약효가 다음 날 오전까지 남아있는 경우,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개운함이 없고 멍한 상태(수면 무기력)가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극복 방법으로 ‘수면위생’을 지키는 것도 중요한데요. 먼저 잠과 다투지 않아야 합니다. 잠들려고 노력할수록 뇌는 더 예민해집니다. 잠이 안 오면 억지로 누워 있지 말고, 20분 이상 잠이 오지 않으면 차라리 일어나 가벼운 독서 등을 하다가 졸음이 올 때 다시 눕는 것이 좋습니다. 전날 몇 시에 잠들었든 상관없이 아침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생체 리듬 회복에 가장 중요합니다.
낮 동안 30분 이상 햇볕을 쬐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정상화되어 밤에 잠들기 훨씬 수월해집니다. 반대로 자기 1~2시간 전부터는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를 피해야 뇌가 잠잘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잠들기 2시간 전쯤 따뜻한 물로 족욕이나 반신욕을 하면 말초 혈류가 증가하면서 오히려 심부 체온이 떨어져 잠드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만약 생활 습관 교정만으로 조절되지 않는다면 한방 치료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한방 치료는 강제로 뇌를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뇌가 스스로 수면과 각성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을 되찾아주는 데 목적을 둡니다. 망문문절(望聞問切) 사진법(四診法)을 통해 질문자님의 체질적 약점을 파악하고, 장부기혈(臟腑氣血)의 균형을 되찾아주는 한약 처방과 침뜸, 약침, 추나 치료 등을 병행합니다. 이는 수면제와 같은 부작용이나 약 중단 시 증상이 심해지는 반동 현상이 훨씬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불면증은 방치할수록 더욱 고착화되는 질환이므로, 혼자 고민하며 밤을 지새우기보다 가까운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현재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찰을 받아보시길 적극 권유드립니다. 질문자님께서 하루빨리 편안한 밤을 맞이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