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이 재발하며 암의 성질이 바뀌었다는게 무슨 말인가요 (경기 시흥 60대 초반/여 유방암)
어머니의 유방암이 재발했다는 말만으로도 너무 막막한데, 이번에는 처음 진단받았을 때의 암과 달라졌다는 얘기까지 들었습니다.
예전에 힘들게 치료받으면서 효과를 봤던 약들이 이제는 더 이상 듣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건가요? 암이 몸속에서 어떻게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앞으로 치료 방향을 처음부터 다시 정해야 하는 건가요? 또 유방암에서만 유독 이런 변화가 자주 생기는 건지, 아니면 다른 암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 일인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의사 박성준입니다.
암의 성질이 바뀐 것은 치료 실패가 아니라 암세포의 흔한 생존 패턴 중 하나일 뿐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고, 의료진이 어떻게 반격할 것인지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암의 성질이 왜 바뀌었을까요?
예전에 쓰셨던 약은 분명 효과가 있었고, 대부분의 암세포를 굶겨 죽였습니다. 하지만 그중 1%의 지독한 암세포들은 약의 공격을 버텨내고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돌연변이를 일으켰습니다. 예전 약을 피할 수 있도록 아예 생존 방식을 진화시켜서, 전혀 다른 성질의 암으로 변신해 다시 덩어리를 키운 것입니다. 즉, 환자분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암세포의 지독한 생존 본능 때문입니다.
2. 앞으로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적군이 갑옷을 갈아입었으니, 의료진도 당연히 무기를 바꿔야 합니다. 예전에 쓰던 약을 고집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의료진이 새롭게 조직검사를 해서 암의 성질이 바뀌었다고 정확히 알아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반격의 준비를 마쳤다는 뜻입니다. 의료진은 변해버린 암이 새로 달고 온 특성을 정확히 파악했고, 이제 그 약점을 찌를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2차, 3차 표적치료제로 무기를 전면 교체하여 다시 암을 타격할 것입니다.
3. 유방암만 특별히 독해서 그런 걸까요?
유방암만 유독 독해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닙니다. 이는 폐암, 전립선암, 위암 등 거의 모든 암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하는 공통된 방식(획득 내성)입니다.
유방암이 유독 이 현상으로 유명한 이유는, 유방암 치료 자체가 암세포의 특정 성질(호르몬 수용체 등)에 아주 절대적으로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재발했을 때 이 성질이 바뀌었는지를 확인하고 약을 바꾸는 과정이 다른 암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철저하게 진행되는 것뿐입니다.
현대 의학은 암세포가 이렇게 도망치고 변신할 것을 이미 알고 있으며, 그 변신 패턴에 맞춰 쏟아부을 다음 치료제들을 든든하게 준비해 두고 있습니다. 의료진을 믿고 환자분을 잘 지탱해주시면 두번째 싸움에서도 이기실 수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