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아닌 일에 욱하고 감정 조절이 안 되는데, 성격 문제일까요? (천안 30대 중반/남 성인ADHD)
평소 사소한 지적에도 욱하는 마음이 조절되지 않아 주변 사람들과
갈등이 잦습니다. 감정 기복이 심해 금방 우울해지기도 하고, 제 성격이
유난히 이상한 건지 아니면 성인 ADHD 같은 질환 때문인지 혼란스럽습니다.
정말 나아질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지영입니다.
시시때때로 차오르는 분노와 마음대로 제어되지 않는 감정 때문에
그동안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을지 감히 헤아려 봅니다. 스스로를
자책하며 '왜 나는 남들처럼 평온하지 못할까'라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셨을
모습을 떠올리니 저 역시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결코 질문자님이 나약하거나
성격이 이상해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성인 ADHD는 단순히 주의력이 부족하거나 산만한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질문자님이 겪고 계신 '감정적 과민성'은 성인 ADHD에서
나타날 수 있는 주요한 양상 중 하나입니다. 뇌의 전두엽 기능이 약해지면서
이성적인 조절 역할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면, 사소한 자극에도 감정이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금방 무기력해지는 상태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이는
대인관계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직장 내 업무 효율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이어져 삶의 전반적인 균형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자동차의 '냉각수'가 부족한 상황에 비유하여 설명하곤 합니다.
우리 몸의 정서적 에너지를 조절하는 기운이 원활하게 순환되지 못하고 한곳에 맺히게 되면,
마치 엔진이 과열되어 작은 마찰에도 금방 열이 발생하는 것과 같습니다. 상부로 열감이 몰리면서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본능적인 반응이 앞서게 되는 것이지요. 이는 개인의 의지나
참을성이 부족해서라기보다, 몸 안의 기혈 균형이 어긋나 심리적 과열을
식혀줄 내면의 힘이 약해진 상태로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한방신경정신과에서는 이러한 불균형을 다스리기 위해 개인의 체질과 정서적 특성을
다각도로 살피는 데 주안점을 둡니다. 감정의 파고에 영향을 주는 오장육부의 편중된
기운을 조화롭게 하여, 외부 자극에 대해 심신이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내적인 환경을 가다듬는 원리를 적용합니다. 억눌린 기운을 소통시키고 마음의 안정을
돕는 과정을 통해, 욱하는 충동이 올라올 때 이를 한 템포 늦춰서 바라볼 수
있는 심리적 여유를 갖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스스로를 돌보는 작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감정이 요동치는 순간에는
즉각적인 반응을 멈추고 '지금 내 몸의 어디가 뜨거워지는가'를 관찰하며 잠시 숨을
고르는 연습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일정한 수면 패턴을 유지하여 뇌의 피로도를
낮추는 것이 정서적 과민함을 줄이는 건강한 습관이 됩니다.
지금까지 겪어오신 마음의 폭풍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답을 찾으려 노력하신
당신은 이미 충분히 빛나는 사람입니다. 오늘의 이 고민이 평온하고 단단한
일상으로 나아가는 소중한 시작점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