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장애 치료 되긴 하나요? (광주 소아/여 틱장애)
올해 10살 초3 딸아이예요.
7살부터 틱이 있었는데 좀 괜찮다 싶다가 갑자기 확 심해져서 8살 때부터 소아정신과에서 치료받고 있어요.
처음엔 약 먹으니까 많이 좋아져서 안심했거든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다시 틱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점점 심해지더라고요.
약을 바꿔봐도, 늘려봐도, 병원을 다른 곳으로 옮겨봐도 결국 좋아지는 건 늘 그때뿐인 것 같아요.
이번에 새로 간 병원에서 틱은 치료가 아니라 최대한 완화시켜주는 게 목표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 말이 너무 절망적이었어요.
그럼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건가 싶고...
이러다가 성인이 돼서까지 틱을 하게 되는 건 아닐지
그러면 친구 관계며 사회생활은 어떻게 하나 싶고.
솔직히 아이한테 너무 미안해서 잠도 잘 안 와요.
제가 진작에 다른 방법을 찾았어야 하나 자책도 되고요.
진짜 틱은 치료가 안 되는 건가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기호필입니다.
어머님 글 읽으면서 마음이 같이 무거워졌어요.
7살부터 지금까지 3년 가까이 약 바꾸고 병원 옮겨다니며 매번 희망과 실망을 반복하신 그 시간, 진료실에서 비슷한 부모님들을 뵐 때마다 정말 죄송할 만큼 안타깝습니다.
"완화시켜줄 수밖에 없다"는 말 들으셨을 때 무너지셨을 거예요.
그동안 한 노력이 다 의미 없는 것 같고, 앞으로도 끝이 안 보이는 것 같고, 아이한테 더 해줄 게 없다는 무력감까지 같이 올라오셨을 거고요.
그래서 먼저 단단하게 말씀드릴게요. 틱은 치료됩니다.
"완화시켜야 한다"는 말은 그분이 다루는 치료 안에서의 한계지, 틱 자체의 한계가 아니에요.
약물로 신호만 누르는 방식 안에서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그게 곧 "치료가 안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진료실에서 치료 후 졸업해 나간 아이들 정말 많이 봤어요.
어머님이 지금 그 무력감을 안고 계실 필요는 없습니다.
요즘 들어 다시 심해져서 걱정이시죠?
사실 10살이라는 연령이 사실 두뇌가 가장 활발하게 재구성되는 시기예요.
쉽게 비유하면 두뇌 안에서 대대적인 가지치기와 길 정비가 일어나는 시기입니다.
7~10살 사이에는 어릴 때 만들어진 신경 연결(시냅스) 중에서 자주 쓰는 건 더 강화되고, 안 쓰는 건 잘려나가요.
정원사가 가지치기를 하듯이, 또 도로 보수공사로 자주 쓰는 도로는 넓히고 안 쓰는 길은 정비하듯이 두뇌 안에서 회로가 다시 정돈됩니다.
이 시기는 양면성이 있어요.
잘못 다져진 회로가 굳어버리기 전에 새로 정리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회로가 재배치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틱이 다시 심해질 수도 있는 시기거든요. 요즘 들어 다시 심해진 것도 이런 시기적 변화와 맞물려 있는 경우가 많아요.
다행인 건, 바로 이 시기가 회복에 가장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는 점입니다.
두뇌가 굳어진 다음에는 회복력이 떨어지지만, 지금처럼 시냅스가 활발히 재구성되는 시기에 회로의 안정성을 잡아주면 그 안정된 형태가 그대로 자리잡히면서 사춘기를 지나 성인으로 넘어갈 때 졸업하는 방향으로 갑니다. 성인 틱으로 넘어가는 케이스는 오히려 이 시기를 표면 억제만 반복하면서 회로 안정 기회를 놓친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 지금이 늦은 시점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또, 한 가지 알아두셔야 할 부분이 있어요.
틱은 직선처럼 꾸준히 줄어들면서 좋아지는 게 아닙니다. 파도 같은 패턴으로 회복해요.
다시 올라왔다가 한동안 잠잠해지고, 또 약하게 올라왔다가 다시 가라앉고….
회복기에 들어선 아이도 이런 등락을 반복합니다.
매일 매주 보시면 어떤 날은 좋고 어떤 날은 나쁜 게 반복돼서 진전이 없어 보이지만, 그게 틱의 자연스러운 회복 양상이에요.
그래서 좋아지고 있는지 가늠하실 때는 매일 변동을 보시면 안 돼요.
가장 심했던 시기의 고점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지를 보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작년 가장 심했을 때 강도가 10이었다면, 올해 가장 심한 날의 강도가 8인지 7인지를 비교해보시는 식이에요.
매일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더라도 그 고점이 서서히 내려가고 있다면 분명히 회복하고 있는 겁니다.
매일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마시고, 한 달 단위로 가장 나빴던 모습을 비교해보세요.
소아정신과 약물 치료를 그동안 받으셨는데 좋아지는 게 그때뿐이었다는 부분, 그건 약물의 작용 방식 자체가 가진 한계예요. 도파민 신호를 차단해서 증상을 누르는 방식이라 약을 먹을 때만 효과가 나오고, 약에 적응되면 다시 올라오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약 바꾸고 늘려도 같은 패턴이 반복된 것도 같은 이유고요.
이럴 땐 한방치료를 고려해보시는게 좋아요.
약물처럼 신호를 차단하는 게 아니라, 흥분된 신경계를 가라앉히고 약해진 신경회로의 기능 자체를 회복시키는 방향이거든요.
시냅스가 활발히 재구성되는 지금 같은 시기에 회로의 안정성을 안에서 받쳐주면, 약물처럼 그때그때 누르는 게 아니라 회로 자체가 단단해지면서 약을 줄여도 증상이 다시 올라오지 않는 방향으로 갑니다.
진료실에서는 틱 양상, 동반 증상, 수면·소화 상태, 환경 자극 노출, 체질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서 아이 체질에 맞춰 처방이 짜여집니다. 같은 10살 여아라도 회로의 어디가 약한지가 다 달라서, 처방 구성도 그에 맞춰야 효과가 잘 나오거든요.
3년 가까이 정말 애쓰셨어요.
그 시간 동안 어머님이 한 노력은 절대 헛되지 않았습니다.
그 노력 덕에 아이가 가장 위태로운 시기를 버틸 수 있었던 거고요. 자책하지 않으셔도 돼요.
지금부터는 회로 자체를 안정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한 번 조정해보시면 좋겠어요.
10살 안에서 회로를 단단하게 잡아두면 성인 틱은 자연스러운 결말이 아닙니다.
아이는 졸업할 수 있어요. 어머님이 지금까지 지켜오신 만큼, 이 마지막 정돈에서도 충분히 잘 해내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