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하락과 무기력함으로 나타나는 청소년 ADHD 어떡하죠? (강남 10대 후반/여 청소년 ADHD)
학교 입학 후 성적이 급격히 떨어지고 늘 멍하게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진 딸아이 때문에 걱정입니다.
어릴 땐 크게 산만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숙제 하나 끝내기도 힘들어하고 감정 기복도 심해졌어요.
단순히 의지 부족이나 사춘기 문제인지, 아니면 ADHD와 관련이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유종호입니다.
가장 치열하게 학업에 매진해야 할 시기에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따님과,
그런 아이를 지켜보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해결책을 찾고 계신
부모님의 심정이 얼마나 절실하실지 깊이 공감합니다.
청소년기 ADHD는 어린 시절의 과잉행동과는 달리 ‘조용한 산만함’이나 ‘무기력함’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부모님께서 단순한 성격 탓이나 사춘기 방황으로
오해하시고 뒤늦게 마음 아파하시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아이의 행동은 게으름이 아니라, 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뇌 신경계의 힘겨운 호소일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청소년 ADHD의 원인을 주로 '심비양허(心脾兩虛)'와
'간화상염(肝火上炎)'의 관점에서 풀이합니다.
이를 쉬운 비유로 설명해 드리자면, 우리 아이의 마음과 뇌를 '연료가 부족해진 등불' 혹은
'과열된 컴퓨터 CPU'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학업량이 급증하는 고등학생 시기에는 뇌 에너지가 과도하게 소모되는데,
이때 기혈(氣血)이 부족해지면 등불의 심지가 타 들어가듯
집중력을 유지할 에너지가 바닥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멍하니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작은 자극에도
쉽게 짜증이 나는 감정 기복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스트레스로 인해 몸 안에 '간화(肝火)'라는 뜨거운 기운이 쌓이면,
마치 컴퓨터 팬이 고장 난 것처럼 뇌가 과부하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겉으로는 가만히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머릿속에서는
수만 가지 잡생각이 소용돌이치며 정작 중요한 정보에는 집중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내부의 불균형이 아이의 의지를 꺾고 자존감을 낮추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곤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한의학적인 관점을 통해 아이의 흐트러진 기운을 바로잡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부족해진 심장과 비장의 기운을 보하여 뇌로 가는 영양 공급을 원활히 하고,
머리 쪽에 정체된 열감을 내려주어 신경계를 맑고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데 집중합니다.
몸의 불균형이 해소되면 뇌 신경계의 조절 능력이 회복되면서,
아이는 비로소 본인이 가진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차분한 상태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아이의 성적이나 결과물에 대해 질책하기보다,
아이가 겪고 있는 뇌의 피로감을 인정해주시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너는 할 수 있는데 왜 안 하니?"라는 말보다는 "머릿속이 복잡해서 많이 힘들었겠구나"라는
공감의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가장 큰 약이 됩니다.
또한, 짧은 시간이라도 스마트폰 없이 뇌를 완전히 쉬게 하는 휴식 시간을 갖게 해주시고,
규칙적인 수면을 통해 뇌 노폐물이 정화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시길 권해드립니다.
청소년기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지만 동시에 가장 흔들리기 쉬운 시기입니다.
지금 아이가 겪는 이 고비는 더 큰 성장을 위해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일 뿐입니다.
부모님께서 조급함을 내려놓고 아이의 몸과 마음을 먼저 살펴주신다면,
아이는 반드시 다시 스스로 일어설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답변해 드린 내용이 아이와 부모님의 불안을 덜고,
다시 활기찬 학교생활로 돌아가는 길에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의 눈빛이 다시 생기로 반짝이고, 일상의 평온함이 가정에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