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서는 틱이 안보인다는데 집에선 엄청 해요 (광주 소아/남 틱장애)
초등 3학년 10살 아들 때문에 여쭤봅니다.
몇 달 전부터 음음 하는 소리를 내고 눈을 자꾸 깜빡이는 게 보이더라고요.
처음엔 눈에 뭐가 들어갔나 싶었는데 계속되니까 이상하다 싶었어요.
특히 저녁에 소파에서 티비 볼 때 거의 초 단위로 하는 것 같아서 보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가슴이 쿵 내려앉거든요.
담임 선생님이랑 학원 선생님한테 여쭤봤더니 둘 다 학교랑 학원에서는 별로 안 보인다는 거예요.
집에서는 이렇게 심한데 밖에서는 안 그렇다니 오히려 더 이상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혹시 집에서만 이렇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 건가요?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일단 두고 봐야 하는지도 판단이 안 서서요.
지금 따로 치료는 안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기호필입니다.
초 단위로 깜빡이는 아이 보면서 가슴이 쿵 내려앉으셨다는 그 한 줄, 어머님 마음 무게가 그대로 느껴집니다. 밖에서는 잘 안 보인다는 얘기까지 들으니 "그럼 우리 집이 문제인가" 하는 생각까지 드셨을 수도 있고요.
집에서만 심하고 밖에서는 잘 안 보이는 케이스, 진료실에서 정말 흔하게 봅니다. 이상한 게 아니에요.
오히려 틱이 있는 아이들에게서 가장 자주 나타나는 패턴이거든요.
학교·학원에서는 별로 안 보이고 집에서 폭발하듯 올라오는 양상.
틱은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나오는 증상이지만, 의식적으로 누르는 건 어느 정도 가능해요. 학교나 학원처럼 다른 사람의 시선이 있는 환경에서는 아이가 무의식 중에라도 "여기선 안 돼" 하고 누르고 있는 겁니다. 친구들이나 선생님이 보고 있다는 인식이 있으니까요.
문제는 그 누르기에는 에너지가 든다는 거예요.
안 그래도 약해진 두뇌 회로를 의지로 한 번 더 막아두고 있는 상태라, 종일 그렇게 참고 있던 게 집에 와서 풀리는 겁니다.
쉽게 비유하면 어른이 회사에서 종일 화나는 일이 있어도 참고 있다가 집에 와서 가족 앞에서 풀어내는 거랑 비슷해요. 학교에서 종일 누르고 있던 게 집이라는 안전한 환경에 들어오면 한꺼번에 풀려나오는 거죠.
특히 저녁에 TV 볼 때 초 단위로 심해진다고 하셨는데,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영상은 두뇌 도파민을 강하게 자극합니다.
도파민은 운동 신호와 직접 연결되는 물질이라, 영상 자극이 들어오면 안 그래도 약해진 운동 조절 회로가 더 헐거워져요.
거기에 집이라는 환경에서 의식적 억제도 풀린 상태가 겹치니까 증상이 폭발적으로 올라오게 되죠.
학교에서 참고 있던 것 + 영상 자극 + 의식적 억제 풀림, 이 세 가지가 한 번에 작용하는 시간대거든요.
밖에서 안 보인다고 해서 "괜찮구나" 안심하시기엔 좀 일러요.
오히려 밖에서 누르고 있다는 건 아이가 이미 사회적 시선을 의식하고 있다는 신호이고, 그 누르기에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표면에 안 드러난다고 두뇌가 안정된 상태는 아닙니다.
그리고 음음 하는 음성틱과 눈깜빡임 운동틱이 동시에 있고 몇 달 이어지고 있다면, 단순히 지나가는 일과성 틱으로만 보기는 어려운 단계예요.
두 가지 종류가 함께 나타나면서 몇 달 지속되는 양상은 두뇌 회로의 안정성이 약해진 상태가 어느 정도 굳어져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다행히 10살은 두뇌 회로가 한창 재구성되는 시기예요.
이 시기에 회로의 안정성을 잡아두면 사춘기를 거쳐 성인으로 넘어갈 때 자연스럽게 졸업하는 방향으로 가지만, 표면 억제만 반복하면서 이 시기를 보내면 성인 틱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거든요.
이런 케이스에 한방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어요.
한방치료는 표면에서 누르는 방식이 아니라 약해진 신경회로의 기능 자체를 회복시키는 방향입니다. 회로가 단단해지면 학교에서 의식적으로 누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증상이 안 올라오는 상태가 만들어지고, 집에서 풀려서 폭발하는 양상도 줄어들어요.
진료실에서는 틱 양상, 동반 증상, 수면·소화 상태, 환경 자극 노출, 체질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서 아이 체질에 맞춰 처방이 짜여집니다. 같은 10살 남아라도 회로의 어디가 약한지가 다 달라서, 처방 구성도 그에 맞춰야 효과가 잘 나오거든요.
치료를 받아야 할지, 두고 봐야 할지 어머님이 가장 헷갈리시는 부분이실 거예요.
음성틱과 운동틱이 함께 있고 몇 달 이어지고 있다면, 두고 보는 시기는 이미 지난 듯합니다.
가벼울 때 한 번 진단받아보시면 회복 흐름을 만들기 훨씬 수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