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ADHD일까요? (부천 소아/남 ADHD)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학교 상담을 다녀왔는데 아이가 수업 중에 자꾸 돌아다니고 선생님 말씀을 끝까지 듣지 못한다고 해요.
집에서도 숙제 하나 하려면 수십 번을 잔소리해야 하고 감정 조절도 서툰 것 같습니다.
단순한 활동성인지 아니면 ADHD 치료가 필요한 건지,
한방에서는 어떤 원인으로 보는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이재은입니다.
학교 선생님의 연락을 받고 우리 아이가 단체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혹시 부모인 내가 놓친 부분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밤잠을 설치셨을 어머니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특히 집에서도 반복되는 훈육과 잔소리 때문에 아이와의
관계까지 소원해지는 것 같아 미안함과 답답함이 교차하셨을 텐데,
지금까지 혼자 애쓰며 아이를 지켜봐 오신 어머니께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합니다.
아이의 행동은 결코 버릇이 없거나 일부러 반항하는 것이 아니라,
뇌의 자기조절 능력이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조절의 어려움이라는 점을 먼저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소아 ADHD를 주로 '신음부족(腎陰不足)'이나
'심화편성(心火偏盛)'의 관점에서 살핍니다.
아이들은 생기발람함이 넘치는 '순양(純陽)'의 체질을 가지고 있지만,
이 기운이 적절히 조절되지 못하고 위로만 치솟을 때
주의집중의 어려움과 과잉행동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를 알기 쉽게 비유하자면, 우리 아이의 상태를 '냉각수가 부족해 과열된 엔진'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 엔진이 부드럽게 돌아가려면 뜨거운 열기를 식혀줄
냉각수가 충분해야 하듯이, 아이들의 뇌도 차분하게
집중하기 위해서는 음(陰)적인 기운이 화(火)적인 기운을 적절히 눌러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몸속에 열기(심화)는 가득한데 이를
식혀줄 진액(신음)이 부족하면, 마치 과열된 기계가 덜덜거리며
멈추지 못하듯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끊임없이 움직이게 되는 것입니다.
한의학적으로 '심담구겁(心膽怯)' 상태에 있으면 정서적으로도
쉽게 불안해지고 충동을 조절하는 힘이 약해져 사소한 일에도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합니다.
또한, 기혈(氣血)의 순환이 머리 쪽에서 정체되면 맑은 에너지가
뇌로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집중력이 흐려지게 됩니다.
이는 아이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태임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아이의 행동을 꾸짖어 고치려 하기보다는, 뇌 신경계가 스스로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권유드립니다.
한의학적 치료는 과열된 뇌의 열을 내리고 부족한 음혈을
보충하여 엔진의 열기를 식혀주는 데 집중합니다.
아이들에게 무리를 주지 않는 순한 한약 처방과 소아용 침,
향기 요법 등은 자율신경계의 안정을 도와 충동성을 낮추고
주의력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몸의 균형이 바로 서면 아이는 억지로 참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주변 상황을 살피고 집중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됩니다.
가정에서는 아이의 작은 성취에도 아낌없는 칭찬을 해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ADHD 성향의 아이들은 평소 꾸중을 많이 들어 자존감이 낮아지기 쉬운데,
칭찬은 뇌의 보상 회로를 자극하여 조절 능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영양제가 됩니다.
또한 일과표를 시각적으로 만들어 규칙적인 생활을 유도하고,
스마트폰이나 자극적인 영상 매체 시청은 뇌의 열기를
더욱 부추기므로 가급적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손을 사용하는 놀이나 가벼운 신체 활동을 통해
에너지를 건강하게 발산할 기회를 자주 만들어주세요.
아이들은 나무와 같아서 적절한 시기에 비료를 주고 가지를 쳐주면
얼마든지 곧게 자라날 수 있습니다.
지금 겪는 어려움은 아이가 더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
겪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니, 조급함보다는 따뜻한
기다림으로 아이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셨으면 합니다.
오늘 드린 답변이 질문자님 가정에 평온한 웃음을 되찾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의 눈빛에 차분함이 깃들고, 학교생활이 즐거운
놀이터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어머니께서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