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 13/여 야뇨증, 아직 밤에 오줌을 싸는 야뇨증 때문에 너무 걱정이예요.
커 가면서 조금씩 덜하기는 하지만,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는데 아직 밤에 실수를 하는 날이 일주일에 한 두번은 됩니다.
다행히 작년부터는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로 좋아지긴 했는데, 지금까지 소변을 쭉 가린 기간이 한번도 없었고 계속 야뇨증이 있는 상태라
너무 걱정이 됩니다. 아이가 또래에 비해 덩치도 작고 좀 애기같은 면이 있긴 한데, 그래도 다 큰 애가 오줌을 가리지 못하니 캠프를 가거나 수련회를 가는 일은
너무 큰 스트레스가 됩니다. 친구들끼리 파자마파티를 하는 경우에도 기저귀를 챙겨 가고 친구 몰래 지저귀를 사용해야 하니 눈치를 많이 보고 기가 죽는 것 같아요.
겁도 많아서 잘 놀래고 사소한 일에도 너무 예민하고 걱정을 하는 아이라 야뇨증과 연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원하는 고등학교가 기숙학교인데 아직 몇 년 뒤이긴 하지만 계속 야뇨증 때문에 힘들면 나중에 문제가 될 것 같아 불안하네요.
때 되면 좋아지겠지 했는데 아직 완전히 소변을 가리지 못하니 치료를 받아보려고 합니다.
한의원 소개를 받았는데, 중학생 야뇨증인데도 한약5개월 복용하고 나았다고 하더라구요. 애도 그 정도 기간이면 정말로 좋아질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석선희입니다.
내년에 중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가 여전히 밤에 소변을 가리지 못해 부모님으로서 걱정이 무척 크실 것 같습니다.
문의주신 내용으로 볼 때 만 5세 이후에도 수면 중 불수의적으로 소변을 배출하는 증상이 지속되는 '야뇨증' 상태로,
출생 후 현재까지 최소 6개월 이상 연속적으로 소변을 가린 적이 없다면 '일차성 야뇨증'에 해당합니다.
자녀분의 신체 발육이 또래보다 지연되어 있고, 정서적으로 과각성 상태 및 높은 불안 민감성을 보이며,
이로 인해 대인관계 및 학교생활에서 유의미한 심리적 스트레스와 삶의 질 저하를 겪고 있는 상태로 생각됩니다.
야뇨증은 단순히 아이의 잘못이나 게으름이 아니라,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복합적인 비뇨기계 및 신경계의 미성숙으로 발생합니다.
야뇨증의 주된 3대 원인으로는 첫째, 밤에 소변 생성을 줄여주는 항이뇨호르몬의 야간 분비 부족,
둘째, 밤 동안 소변을 모아두는 방광의 야간 용적 감소, 셋째,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도 잠에서 깨지 못하는 수면 각성 장애를 꼽습니다.
특히 청소년기까지 이어지는 야뇨증의 경우, 수면 중 방광 팽창 자극이 뇌의 각성 중추까지 원활하게 전달되지 못하는 신경학적 성숙 지연의 영향이 큽니다.
더불어 질문자님께서 말씀하신 아이의 예민하고 겁이 많은 성향, 즉 불안과 스트레스는 교감신경계를 과활성화시켜
방광을 더욱 수축시키고 야간 수면의 깊이를 방해함으로써 야뇨 증상을 지속시키거나 악화시키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야뇨증을 주로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먼저 아이의 체구가 작고 애기 같다고 하신 부분은 한의학에서 성장을 주관하고 배뇨를 제어하는
신장(腎)의 기운과 하초(下焦)의 따뜻한 양기가 부족한 상태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신장의 기운이 약하면 방광을 튼튼하게 잡아주지 못해 밤에 소변을 가리기 힘들어지고 신체 성장도 더디게 됩니다.
또 다른 원인은 사소한 일에 예민하고 겁이 많은 성향과 관련이 깊은 '심담허겁(心膽虛怯)'입니다.
정신과 감정을 조절하는 심장과 담장의 기운이 약하면 외부 자극에 쉽게 놀라고 불안해하며,
이 정서적 불안이 기혈 순환을 막고 방광의 수축과 이완을 담당하는 자율신경계를 실조시켜 야뇨증을 유발합니다.
특히 소아청소년 야뇨증에 관한 한방 임상 연구 논문들을 살펴보면, 이러한 신체적 미성숙과 정서적 예민함을 동시에 치료할 때
야뇨증의 치료율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재발률 또한 유의미하게 낮아진다는 결과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한방신경정신과에서는 야뇨증 치료를 위해 획일적인 처방을 내리기보다, 아이의 체질과 증상의 원인을 정확히 감별하여 맞춤 치료를 진행합니다.
하초의 양기를 북돋우고 방광의 괄약근 조절력을 높여주는 한약(예: 축천환, 보중익기탕 등)을 기본으로 하면서,
아이의 예민함과 불안을 가라앉히고 심담의 기운을 강화하는 약재를 가미하여 뇌의 각성 기능을 돕습니다.
또한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자율신경을 안정시키는 침 치료와 뜸 치료를 병행하여 방광 주변의 근육과 신경계를 부드럽게 이완시켜 줍니다.
지인분께서 5개월 정도 복용하고 호전되었다고 하신 것처럼, 대개 청소년기 야뇨증은 방광 기능의 회복과 뇌의 각성 발달을 위해 수개월의 집중적인 치료 기간이 필요합니다.
아이마다 발달 속도와 체질이 다르므로 정확한 기간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보편적으로 3개월에서 5개월 전후의 꾸준한 치료를 통해
방광 용적이 커지고 신경계가 성숙하면서 눈에 띄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앞으로 기숙학교 진학 등 멋진 미래를 꿈꾸고 있는 만큼, 야뇨증으로 인해 자존감이 떨어지거나
심리적 상처가 깊어지지 않도록 지금 시점에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작하시는 것은 매우 현명한 선택입니다.
야뇨증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며, 한방 치료는 아이의 비뇨기계 발달뿐만 아니라 정서적 안정과 신체 성장까지 함께 도울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니 너무 불안해하지 마시고, 늦지 않게 야뇨증 치료 한의원이나 의료기관을 방문하셔서 정밀한 진단과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아무쪼록 적절한 치료를 통해 잘 회복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