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염치료 항생제 꼭먹어야할까요?(소아/남자 중이염)
아이가 중이염을 자주 걸려요 귀아프다고 해서 소아과 가니까 중이염이라고 항생제 처방해주시는데 너무 오래먹는것같아 걱정이에요.
항생제 없이 치료 가능할까요? 어떻게 관리해주면 좋을지 문의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이협입니다.
아이의 귀가 아프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셨을 텐데, 매번 반복되는 중이염에 항생제까지 오래 먹이게 되니 부모님 마음이 얼마나 무겁고 걱정이 크실지 깊이 공감합니다. 만 2세 10개월이면 한창 면역력을 길러가야 할 시기인데, 약을 오래 먹이는 것이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모든 중이염에 항생제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며, 아이의 상태에 따라 항생제 없이도 충분히 치료와 관리가 가능합니다.
걱정하시는 부모님을 위해 몇 가지 중요한 사실과 한의학적 치료 및 관리법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릴게요.
1. 만 2세가 넘은 아이, 항생제 꼭 바로 먹어야 할까요?
의학계의 세계적인 권위가 있는 코크란(Cochrane) 연구에 따르면, 항생제 치료가 꼭 필요한 경우는 주로 '만 2세 미만이면서 양쪽 귀에 모두 급성 중이염이 왔을 때' 또는 '만 2세 미만이면서 귀에서 진물(이루)이 흘러나올 때'입니다.
실제로 이웃 나라 일본의 경우에도 급성 중이염의 약 90%는 처음부터 항생제를 쓰지 않고 경과를 지켜봅니다.
우리 아이는 현재 만 2세 10개월(34개월)로 항생제를 급하게 쓰지 않고 지켜볼 수 있는 권장 연령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급성 중이염이 왔더라도 열이 심하지 않고 아이가 처지지 않는다면, 바로 항생제를 쓰기보다는 우선 3~4일간 세심하게 지켜보며, 증상에 따라 주 1~2회 정도 꾸준히 귀 상태를 점검하고 감기와 비염 증상을 치료하는 '기대 관찰(지켜보기)' 치료를 우선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귀에 물만 차 있는 '삼출성 중이염'의 경우에는 세균 감염이 원인인 경우가 드물어 항생제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이 경우 고막 상태를 정기적으로 진찰하며 3~6개월 동안 물이 자연스럽게 빠지기를 관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2. "귀를 치료하려면 코를 치료해야 합니다"
귀와 코는 '유스타키오관'이라는 얇은 관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 관이 어른보다 짧고 평평해서 감기나 비염이 걸리면 콧속 점막이 부으면서 이 관을 막아버립니다. 관이 막히면 귀 안쪽에 체액이 고이게 되고, 이것이 중이염으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즉, 중이염은 결국 '비염이나 코감기'가 심해져서 생기는 결과물입니다. 따라서 귀만 치료하거나 항생제로 균만 죽이는 것은 임시방편일 뿐이며, 코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물길을 열어주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입니다.
3. ...한의원에서는 이렇게 치료합니다
한의원에서는 항생제 없이 아이 스스로 귀의 물을 말리고 면역력을 길러 중이염을 이겨내도록 돕는 치료를 합니다. 아이의 호흡기 상태와 개인별 체질(體質)에 맞춘 개별 한약 처방이 중심이 됩니다.
• 콧물이 맑고 재채기가 심할 때: 코점막의 찬 기운을 몰아내고 물길을 열어주는 소청룡탕 계열을 처방합니다.
• 콧물이 누렇고 끈적하며 코막힘이 심할 때: 열을 내리고 부종을 가라앉히는 갈근탕, 형개연교탕, 삼소음 계열을 처방합니다.
• 소화기가 약해 호흡기까지 영향을 받을 때: 소화기를 튼튼히 하여 담음을 없애는 반하백출천마탕, 평위산 계열을 처방합니다.
• 체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중이염이 오래 갈 때: 면역력을 끌어올려 스스로 염증을 다스리게 돕는 보중익기탕, 십전대보탕 등의 보제를 활용합니다.
이와 함께 아이들도 무서워하지 않고 안전하게 맞을 수 있는 가벼운 소아침(작탁침) 치료, 코 점막을 직접 치료하는 천연 한방 외용제(청비수, 청비고) 등을 병행하여 안전하고 부드럽게 치료합니다.
4. 집에서 할 수 있는 중이염 생활 관리법
• 코를 너무 세게 풀지 않게 해주세요: 코를 한 번에 세게 풀면 압력 때문에 코의 염증이 귀로 쉽게 넘어갑니다. 한쪽 코씩 번갈아 가며 살살 풀게 해주거나, 콧물이 심할 땐 생리식염수 스프레이를 뿌려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게 도와주세요.
• 누운 자세로 빨대컵을 빨아 마시지 않게 해주세요: 누운 자세에서 무언가를 빨고 삼키면 압력으로 인해 액체나 이물질이 이관을 통해 귀로 넘어가기 아주 쉽습니다. 가급적 완전히 앉은 자세에서 마시도록 도와주세요.
•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 주세요: 실내 온도 22~24도, 습도 50~60%를 유지하여 코점막이 건조해져 붓지 않도록 해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 따뜻한 물을 자주 먹여주세요: 따뜻한 물은 노폐물 배출을 돕고 코와 목의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해 줍니다.
항생제는 꼭 필요할 때만 최소한으로 쓰는 것이 아이의 장 건강과 장기적인 면역력에 좋습니다. 아이가 귀 아파할 때 한의원에 내원하셔서 현재 아이의 귀와 코 상태가 어떤 단계인지, 항생제 없이 기대 관찰이 가능한 상황인지를 꼼꼼하게 점검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랄 수 있도록 늘 곁에서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