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8/남 틱장애, 스트레스가 많아서 틱이 온 걸까요? 스마트폰을 많이 보는 게 문제일까요?
아이가 작년 겨울부터 조금씩 틱증상이 보이더니 초등학교 입학한 뒤로 좀더 심해졌어요.
눈을 심하게 깜빡거릴 때가 있고, 가끔 목을 꺾는 모습이 보이는데, 틱장애 증상인 것 같아요.
학교가서는 어떤지 잘 모르겠는데, 유난히 학원 끝나고 집에 와서 피곤할 때 좀 심한 것 같고,
가끔 형이랑 게임을 할 때 더 심하게 보입니다.
제가 스트레스를 줘서 그런 걸까요? 스마트폰을 많이 봐서 틱이 생긴 걸까요?
심해지니까 편안하게 보고 있기가 어렵네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석선희입니다.
자녀분의 증상 때문에 걱정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아이가 눈을 깜빡이거나 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면
부모님 입장에서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혹시 내가 아이를 잘못 키웠나,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주었나 싶어 자책감과 미안한 마음에 밤잠을 설치시기도 하시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부모님의 잘못이 절대 아니니 먼저 무거운 마음과 죄책감을 내려놓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틱장애는 부모님의 양육 방식이나 스트레스 때문에 새로 만들어지는 질환이 아닙니다.
의학적으로 틱은 몸의 미세한 근육 움직임을 조절하는 뇌의 '기저핵'이라는 부위가 또래보다 조금 늦게, 미숙하게 발달하면서 발생하는 신경학적 질환입니다.
즉, 아이가 타고난 체질과 신경계의 취약성이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는 어떤 역할을 할까요? 스트레스는 없던 틱을 만드는 원인이 아니라,
이미 뇌 기능적으로 취약성을 가지고 있던 아이에게 증상을 위로 툭 튀어나오게 만드는 '트리거(촉발 요인)' 역할을 합니다.
동생이 태어나거나, 새 학기가 되거나, 부모님께 혼나는 등 심리적으로 긴장하고 압박을 받는 상황이 오면
잠재되어 있던 증상이 더 도드라지게 보이는 것뿐입니다. 따라서 '나 때문에 아이에게 병이 생겼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스마트폰을 많이 보는 것은 확실히 악화 요인이 됩니다.
많은 분들이 스마트폰 내용이 자극적이라서 그렇다고 생각하시지만, 진짜 이유는 뇌 과학적 자극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전자기기 화면은 빛이 강하고 화면 전환이 매우 빠릅니다. 이 강렬한 시각적 자극이 눈을 통해 들어오면
아이의 뇌에서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과도하게 분비됩니다.
문제는 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저핵'이라는 부위가 이 도파민에 엄청나게 민감하다는 점입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기저핵이 과도하게 흥분하면, 아이의 의지와 상관없이 근육을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틱 증상이 일시적으로 훨씬 심해지게 됩니다.
유독 스마트폰을 보거나 게임을 할 때 아이의 틱이 심해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지금 부모님께서 해주실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대처법은 첫째로 아이의 증상을 무조건 '모르는 척' 지나쳐 주시는 것입니다.
"하지 마라", "눈 제대로 떠라" 하고 지적하거나 혼을 내면 아이는 더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그 스트레스가 다시 뇌를 긴장시켜 틱이 심해지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마음이 아프시더라도 눈앞에서 하는 행동을 의연하게 넘겨주시는 것이 아이의 불안감을 낮추는 지름길입니다.
둘째는 스마트폰 사용을 지혜롭게 제어해 주시는 것입니다.
갑자기 전자기기를 빼앗으면 아이가 강한 스트레스를 받으므로, 화면 밝기를 조금 낮춰주시고 하루 사용 시간을 정해 점진적으로 줄여나가야 합니다.
대신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만큼 밖으로 나가 가벼운 산책을 하거나 캐치볼을 하는 등, 몸을 움직이고 먼 곳을 바라보며
시각적 자극을 분산시켜 주는 활동을 늘려주시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처럼 흥분되고 불균형해진 아이의 뇌 신경을 강제로 억누르는 약을 쓰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타고난 체질적 약점을 보완하고 장부의 균형을 맞춰주어 신경계가 스스로 안정을 찾고 올바르게 발달할 수 있도록
한약과 침 치료, 두뇌훈련 등을 통해 돕고 있습니다.
아직 아이의 뇌와 신체는 자라나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조기에 발견하여 부모님께서 가정 내 환경을 편안하게 조절해 주시고
적절한 치료를 병행한다면 얼마든지 건강하게 좋아질 수 있는 질환입니다.
너무 염려하지 마시고, 틱장애 치료한의원을 방문하셔서 현재 상태를 체크받아보시고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라면 적절한 치료계획을 세워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