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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상담 질문
청소년우울증5월 4일

말수도 줄고 방에만 있는 우리 아이, 사춘기일까요? 우울증일까요? (인천 10대 중반/여 청소년우울증)

중학교 2학년 딸아이가 예전과 다르게 말수가 급격히 줄고 학교 가는 걸 너무 힘들어합니다.

예전엔 잘 웃던 아이가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거나 방에만 틀어박혀 울기도 해요.

잠을 못 자서인지 성적도 떨어지고 식사도 제대로 안 해서 체중이 많이 줄었습니다.

단순히 사춘기 반항이라고 생각하며 다그쳤는데,

혹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지 걱정됩니다.

의사 답변 (1)

답변완료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남열입니다.

가장 밝게 빛나야 할 시기에 마음의 그늘에 갇혀 힘들어하는 따님을 지켜보며,

부모님의 마음이 얼마나 미어지고 답답하셨을지 깊이 공감합니다.

특히 아이의 변화를 사춘기의 일시적인 예민함으로

치부했다는 미안함에 밤잠을 설치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아이가 겪는 증상들은 부모님의 잘못도,

아이의 의지가 약해서도 아닙니다.

신체적·정서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는 청소년기에

뇌와 몸의 에너지가 일시적으로 고갈되면서 보내는

간절한 구조 신호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청소년 우울증을 '기울(氣鬱)'과 '심담구겁(心膽俱怯)'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이를 쉽게 비유하자면, 우리 아이의 마음을 '작은 시냇물'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청소년기에는 학업 스트레스, 교우 관계,

진로 고민이라는 돌멩이들이 시냇물에 자꾸 던져집니다.

평소에는 물이 잘 흘러가지만,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지면 돌멩이들이 물길을 막아버립니다.


이렇게 물이 고여 썩게 되는 상태가 바로 '기울'입니다.

기운이 소통되지 못하고 가슴속에 꽉 막혀 있으니 답답해서 짜증이 나고,

밖으로 발산되지 못한 에너지가 내면으로 침잠하면서

무기력함과 슬픔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또한 한의학적으로 '심장'과 '담력'이 허약해지면 작은 자극에도

쉽게 불안해지고 마음의 문을 닫게 되는데,

이것이 아이를 방 안으로 숨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아이의 뇌가 감정의 소용돌이를 감당하지 못해 잠시 셔터를 내려버린 상태인 셈입니다.


한방신경정신과에서는 억지로 아이를 방 밖으로 끌어내거나 감정을 강요하기보다는,

먼저 막힌 마음의 물길을 터주고 비어버린 에너지를 채워주는 치료에 집중합니다.

아이의 체질을 면밀히 살펴 뭉친 기운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소간해울(疏肝解鬱) 한약 처방을 통해 가슴의 답답함을 해소하고,

부족해진 기혈을 보충하여 뇌 신경계가 다시 활력을 찾도록 돕습니다.

또한 침 치료와 향기 요법 등을 병행하여 자율신경의

균형을 맞추면, 아이는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여유를

조금씩 되찾게 됩니다. 이는 아이의 성장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정서적 자생력을 길러주는 과정입니다.


가정에서는 아이의 침묵을 기다려주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무슨 일 있니?", "기운 좀 내봐"라는 말조차 아이에게는

또 다른 압박이 될 수 있습니다. 그저 "네가 힘들다는 걸 알고 있고,

언제든 네 곁에 있을게"라는 무언의 지지와 함께 아이가 좋아하는

따뜻한 음식을 챙겨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또한 비타민 D 합성을 돕는 가벼운 햇볕 쬐기는

천연 우울제 역할을 하니, 아이와 함께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산책을 시도해보시길 권합니다.


청소년기 우울증은 성인과 달리 짜증이나 반항적인 모습(가면 우울증)으로

나타나기 쉬워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혼자만의 어둠 속에서 더 깊이 침잠하기 전에,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가진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보시기를 바랍니다.

몸과 마음의 조화를 바로잡아 준다면,

아이는 다시 예전처럼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세상 밖으로 걸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의 마음속 안개가 걷히고 다시금 생기 넘치는 일상을 되찾기를,

그리고 부모님의 마음에도 따뜻한 안도가 깃들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답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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