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혼잣말, 억제가 안 돼요. (노원구 10대 중반/여 청소년강박증)
중학교 여학생인데요. 친구나 선생님, 주변에 누가 어떤 얘기나 의견을 내면 저도 모르게 그 내용과 반대되거나 부정하는 혼잣말이 올라와요. 어떨 때 순간 입 밖으로 나지막하게 나와서 당황스러울 때도 있어요. 괜히 이상한 애로 보일까봐, 계속 신경 쓰이고 저도 안 그러고 싶은데요. 왜 그런거죠? 안 할 수 있는 방법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헌입니다.
혼자서 고민하며 얼마나 당황스럽고 힘들었을지 마음이 깊이 공감됩니다. 질문자님이 겪고 있는 증상은 본인의 성격이 이상해서가 아니라, 의학적으로 강박증(강박장애)의 한 형태로 이해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반대되는 생각이나 부정적인 말이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강박증의 핵심 증상인 '강박사고'에 해당합니다. 이는 질문자님의 실제 인격이나 본심과는 상관없이, 뇌의 신경회로에서 일시적인 '신호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뇌에는 본능적 욕구를 조절하는 안와전전두엽과 감정·이성의 갈등을 조율하는 전대상피질이 있습니다. 이 영역들 사이의 균형이 깨지면, 머리로는 '그러면 안 된다'고 알면서도 뇌에서 보내는 부정적인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생각이 튀어나오게 됩니다. 사춘기인 중학생 시기는 신체와 함께 뇌의 이성적인 부분과 감정적인 부분이 급격히 발달하는 때입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발달 불균형은 강박 증상을 처음 나타나게 하거나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 됩니다.
안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문의주셨는데요. 원치 않는 생각이 올라올 때 "이건 내 본심이 아니라 뇌에서 보내는 강박 신호일 뿐이다"라고 객관화해서 이름을 붙여보세요. 그 생각을 억누르려고 애쓸수록 오히려 더 강하게 떠오르는 특징이 있으므로, 그저 '구름이 흘러가듯' 인정하고 흘려보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스스로를 탓하지 마세요. "내가 이상한 애인가?"라고 자책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높여 증상을 더 심하게 만듭니다.
강박증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다수 환자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호전될 수 있는 질환임을 기억하세요. 다만 강박증은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한방 치료의 경우, 뇌를 강제로 억제하기보다 뇌 스스로 불안과 충동을 조절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하고 뇌 성장을 돕는 방식을 사용하여 성장기 청소년에게 유리할 수 있습니다.
혼자 숨기면 병을 키울 수 있습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조절이 안 되는 뇌의 신호 문제인 것 같다"고 부모님께 용기를 내어 말씀드리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보시길 권장합니다. 질문자님은 지금 스스로의 상태를 돌아보고 바꾸고 싶어 하는 아주 건강하고 용기 있는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적절한 도움을 받는다면 충분히 평온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