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죽을 것 같은 공포심이 드는데 공황장애일까요? (용인 20대 중반/여 공황장애)
얼마 전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갑자기 숨이 안 쉬어지고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었습니다.
이대로 죽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무서웠는데,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다네요.
또 그럴까 봐 밖을 나가기가 두려운데 공황장애 증상인가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박아름입니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찾아온 극심한 신체 증상과,
당장이라도 큰일이 날 것만 같은 공포 속에서 얼마나 무섭고 외로운 시간을 보내셨을지
그 깊은 두려움이 고스란히 느껴져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일상적인
공간이 순식간에 두려움의 대상으로 변해버린 상황에서 느꼈을 무력감과
앞으로에 대한 불안감으로 밤잠을 설치셨을 지친 마음에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진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음의 불안이 가시지 않는 것은,
현재 내 몸과 마음의 경보 장치가 너무 예민해져 작은 자극에도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니 스스로의 유약함을 탓하기보다 그동안 쌓인 피로를 돌보아야 할 때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처럼 갑작스러운 공포감과 함께 신체적 숨가쁨이 나타나는 현상을
몸 안의 기운이 순순히 흐르지 못하고 가슴속에 뭉치는 현상 및 중심 에너지의 고갈과 연관 지어 바라봅니다.
우리 몸에서 감정을 조절하고 외부의 충격을 견뎌내는 정신력을 주관하는 장기는 심장과 담도인데,
누적된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해 이 기능이 크게 위축되면 심담구겁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마치 평소에는 잔잔하던 호수에 갑작스러운 폭풍이 불어닥치면 물결이 걷잡을 수 없이 출렁이는 것처럼,
마음의 중심을 잡아주는 장기가 약해진 상태에서는 사소한 자극이나 작은 신체 변화에도
과도한 경보음이 울리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막히는 증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아울러 체력적인 방어력과 생리적인 활력이 함께 고갈되는 기혈허 상태가 겹치게 되면
몸이 늘 긴장 상태를 유지하게 되어 늘 불안하고 신체적인 무력감이 동반되기 쉬워집니다.
이러한 마음의 과부하를 부드럽게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불안한 감정 자체를 억누르려고 애쓰기보다,
그 감정을 담아내는 그릇인 신체의 무너진 균형을 먼저 채워주고 기운의 흐름을 통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가슴속에 꽉 막혀 있는 기운을 부드럽게 소통시켜 전신의 순환을 돕고, 소모된 기혈을 채워
약해진 심장과 정신력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한의학적 접근이 예민해진 자율신경을 안정시키고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는 데 긍정적인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는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거나 두려움이 차오를 때 이를 억지로 참거나 이겨내려 하기보다,
자리에 편안히 앉아 눈을 감고 호흡을 들이마시는 시간보다 내쉬는 시간을 배로 길게 가져가며
몸의 긴장을 천천히 이완해 주는 나만의 호흡 조절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평소 낮 시간에 아주 잠깐이라도 햇볕을 쬐며 가볍게 발바닥 전체를 땅에 딛고
걷는 산책을 하거나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며 전신의 긴장을 풀어주는 작은 습관들이
정체된 몸의 기운을 깨우고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 데 소중한 시작점이 됩니다.
마음의 경보 장치가 잠시 고장 난 상태에서 겪는 힘겨움은 결코 본인의 의지가 약해서 생긴 문제가 아니며,
차가운 서리가 내린 나무도 봄이 되면 다시 푸른 잎을 틔우듯 내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차근차근 되찾아 가다 보면 다시 예전의 편안하고 자유로운 일상으로 돌아가는 날이 찾아올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두려움으로 얼어붙었던 가슴속에 다시 맑고 따뜻한 바람이 불어와
편안하게 숨 쉬며 활기차게 밖을 나설 수 있는 그날까지, 가정 내에서의 건강한
치유와 일상의 평온함이 늘 함께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나누어드린 의학적 정보와 마음의 온기를 담은 답변이 지친
마음에 작은 위로와 희망의 씨앗이 되어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