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장애인것 같은데, 한약으로도 치료 가능한가요? (인천 40대 초반/여 불안장애)
소래포구쪽 사는데, 요즘 소래포구에서 물 빠지는 갯벌만 보면 내 피도 다 빠져나가는 거 같고 심장이 미친듯이 뜁니다...
어제는 백화점에서 걷다가 갑자기 천장이 무너져서 영원히 못나갈거같은 공포감에 주저앉았어요
숨도 안쉬어지고 땀 뻘뻘나고 미치겠음요. 이거 불안장애 맞나요?
양약은 무서운데, 한약으로도 치료 가능할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송민섭입니다.
적어주신 글만 읽어도 당시 얼마나 두렵고 막막하셨을지 그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이런 신체 반응들로 일상이 많이 무너지셨을 텐데 절대 환자분 탓이 아닙니다.
지금 겪고 계신 증상은 뇌 신경계의 알람 시스템이 극도로 과민해진 결과입니다. 두려움을 감지하는 편도체,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 기저핵 사이의 기능적 불균형이 발생하면 전혀 위험하지 않은 일상적인 상황조차 극도의 위협으로 뇌가 착각하게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상태를 단순한 스트레스나 마음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습니다. 피로와 긴장이 누적되어 심장과 담낭의 기운이 뚝 떨어지는 '심담허겁(心膽虛怯)', 기운이 꽉 막혀 순환하지 못하는 '간기울결(肝氣鬱結)' 상태로 봅니다. 오장육부의 음양불균형이 뇌 신경계에 과부하를 일으켜 숨이 막히고 심장이 뛰는 신체적 공포로 터져 나오는 것이죠.
당장의 증상을 억지로 누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무너진 신체 내부의 균형을 바로잡아 뇌가 스스로 불안을 통제하고 이겨내는 자율 조절 능력을 회복하도록 돕는 근본적인 치료가 중요합니다.
집에서 당장 실천하실 수 있는 방법 두 가지를 말씀드립니다. 불안감이 밀려올 것 같을 때 4초간 숨을 들이마시고 6초간 천천히 내뱉는 이완 호흡을 반복해 보십시오. 뇌 신경이 충분히 쉴 수 있도록 밤 11시 이후로는 스마트폰 불빛을 차단하고 수면 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식이요법이나 운동법을 무작정 따라 하시는 것은 주의하셔야 합니다. 환자분의 타고난 체질(태음인, 소양인 등)과 현재 병증의 깊이에 따라 득이 될 수도 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자가 진단은 피하시고 반드시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 하에 관리를 진행하셔야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뇌의 민감도는 더욱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지체하지 마시고 관련 의료기관에 내원하셔서 정확한 원인 파악과 조기 치료를 꼭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힘든 시간 잘 이겨내실 수 있도록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