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세 곳 다녔는데 안 낫는 얼굴 습진, 오후만 되면 붉어져요 (김제 습진 피부과)
안녕하세요. 2주 넘게 얼굴 피부 때문에 고생하고 있어 글 남깁니다. 처음에는 볼 쪽에 습진처럼 올라와서 피부과에서 습진이라고 크림을 처방받았는데, 이틀 뒤에 오히려 더 빨개졌어요. 다른 병원에서는 항히스타민제를 2주 정도 먹었는데 가려움이 심한 편은 아니라 그런지 별 차이를 못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간 곳에서는 스테로이드 약과 연고를 받아 알약은 다 먹고 연고만 남은 상태예요.
이상한 건 아침에는 붉은기가 좀 가라앉았다가 오후만 되면 다시 열감이 올라오면서 얼굴, 특히 오른쪽 볼이 화끈거리고 붉어진다는 거예요. 원래도 홍조가 좀 있는 편이었습니다. 거울 볼 때마다 신경 쓰이고 사람 만나는 것도 꺼려져서 요즘 잠도 깊이 못 자는 것 같아요.
왜 이렇게 오래 반복되는 걸까요? 단순 습진이 아닐 수도 있나요? 남은 연고는 계속 발라도 되는지, 집에서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지도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안준입니다.
말씀하신 양상을 보면 몇 가지 눈여겨볼 점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습진이나 접촉성 자극으로 시작됐더라도, 지금처럼 가려움은 심하지 않으면서 아침에는 옅어졌다가 오후에 열감과 함께 붉어지는 패턴이라면 단순 습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염증이 지나간 뒤 피부 장벽이 얇고 예민해진 상태에서는, 아물고 있는 피부가 얇은 막처럼 되어 아래 혈관이 쉽게 비쳐 보이게 됩니다. 여기에 낮 동안 활동하며 얼굴에 열이 오르면 혈관이 넓어지면서 오후에 붉은기와 화끈거림이 올라오는 것이지요. 원래 홍조가 있으셨다면 혈관이 더 쉽게 확장되어 오른쪽 볼이 유독 도드라질 수 있습니다.
피부 겉면의 염증은 약으로 비교적 빨리 가라앉지만, 피부 장벽이 새로 채워지고 혈관 반응이 안정되기까지는 보통 몇 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약을 썼는데도 '그대로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시는 단계일 수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이런 반복되는 얼굴 열감과 붉은기를 몸 안의 습열과 기혈 순환의 불균형으로 함께 살펴봅니다. 비위 기능이 약해지면 몸에 열과 습이 쉽게 쌓이고, 이 열이 위로 떠올라 얼굴에 몰리면 피부가 붉어지고 화끈거리는 양상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또 수면이 얕아지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면역 체계와 자율신경의 균형이 흐트러지면서 혈관이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그래서 한방 치료는 피부 표면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과도하게 오른 열을 내려주고 기혈 순환을 고르게 하여 피부가 스스로 안정될 수 있도록 조력하는 방향으로 접근합니다. 체질과 열의 양상에 따라 처방이 달라지므로 맥진과 문진을 통한 개인별 맞춤 상담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집에서는 몇 가지를 신경 써 보세요. 우선 남은 스테로이드 연고는 처방받은 기간 이상 임의로 오래 바르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운 화장품이나 각질 제거제, 산 성분 제품은 잠시 멈추시고, 순한 세안과 충분한 보습, 자외선 차단 위주로만 관리해 주세요. 뜨거운 물 세안, 사우나, 매운 음식, 과음은 열감을 키울 수 있어 당분간 피하시길 권합니다. 또 얕은 잠이 피부 회복을 더디게 하므로 수면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상에서도 '오후에만 붉어진다', '약을 써도 반복된다'고 오시는 분들 중 피부 장벽 예민과 열의 불균형이 함께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증상이 올라오는 시간대의 사진을 함께 가지고 내원하시면 상태를 더 정확히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궁금한 점 있으시면 편히 문의해 주세요. 빠른 안정을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