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증상이 유전될 수 있을까요? 흉내내는 걸까요? (동탄/9세/남/소아강박)
애기아빠가 강박이 심하기도 해서 몸도 심하게 씻고 집안 물건들 널부러져 있는거 못견뎌해요. 테이블에도 뭐 올려져 있는거 힘들어하니, 저랑 애한테 많이 신경질 적이에요.
애 있는 집이 어떻게 모델하우스처럼 하고 살 수 있나요. 너무 안맞고 힘든데 아이가 똑같이 그러는 모습이 보이는거 같아서요.
제 아들은 털털하게 자랐으면 좋겠는데.. 애가 어느순간 놀이터에서도 놀이기구 만지는 것도 꺼려하고 손도 자주 씻더라구요. 하.. 강박도 유전될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신강식입니다.
질문자님, 가정 안에서 많은 것을 혼자 감당하고 계신 것이 느껴집니다. 아드님 걱정까지 더해지셨을 텐데, 용기 내어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강박증상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합니다. 아드님의 경우 두 가지 모두 영향을 받고 계실 가능성이 있습니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강박증상은 뇌의 전두엽과 기저핵 사이의 회로가 과활성화될 때 나타납니다. 이 회로는 위험 신호를 감지하고 반복 행동을 촉발하는데, 유전적으로 이 회로가 예민하게 세팅된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강박장애는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발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동시에 어린 시절 가정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긴장 상태에 놓이면, 뇌가 그 패턴을 학습하여 비슷한 방식으로 반응하게 됩니다. 아드님이 놀이터에서 놀이기구 만지는 것을 꺼려하고 손을 자주 씻는 행동은, 유전적 소인 위에 가정 내 긴장된 분위기가 더해진 결과일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강박적 반복 행동을 心氣鬱結(심기울결), 즉 마음의 기운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한 곳에 맺혀 있는 상태로 봅니다. 특히 성장기 아이에게는 脾胃(비위)의 기운이 약해지면서 불안과 긴장이 신체 증상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 씻기나 특정 물건을 만지지 않으려는 행동은 뇌가 불안을 해소하려는 방식으로 굳어진 것입니다.
한의원에 내원하시면 아드님의 자율신경계 균형 상태와 뇌파 안정도를 먼저 확인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심기를 풀고 뇌 신경계의 과활성화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한약을 구성하고, 긴장된 신경 반응을 완화하는 침 자극, 뇌가 스스로 안정된 파장을 만들어내도록 훈련하는 뉴로피드백을 함께 진행합니다. 강박증상은 행동 자체를 억누르기보다 뇌가 불안 신호에 반응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 핵심입니다.
질문자님, 털털하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 충분히 이해됩니다. 아드님이 어릴수록 뇌의 가소성이 높아 접근이 더 유연하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너무 자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