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자다가 울면서 깨는데...다음날에 물어보면 기억을 못 해요. (창원 소아/여 야경증)
안녕하세요. 6살 아이를 키하고 있는 엄마입니다.
요즘 아이가 잠자리에 든 지 한두 시간쯤 지나면 갑자기 자다가 자지러지게 울면서 깨어납니다.
어떤 날은 심하게 비명을 지르거나 소리를 지르면서 깨는데, 눈은 뜨고 있지만 제 눈을 똑바로 마주치지 못하고 멍한 상태입니다.
제가 아무리 안아주고 달래보아도 전혀 들리지 않는 것처럼 계속 울부짖고 땀을 뻘뻘 흘리며 공포에 질려 있습니다.
그러다가 몇 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잠이 듭니다.
가장 이상한 점은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어젯밤에 왜 그랬냐고 물어보면 아이가 전혀 기억을 못 한다는 것입니다.
본인은 아주 잘 잤다고 말하니 저만 귀신에 홀린 것 같고 매일 밤이 두렵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악몽을 꾸나 싶었지만 빈도가 점점 잦아지고 소리 지르는 강도도 세져서 걱정입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한의원에서도 이런 증상을 가라앉힐 수 있는지 조언을 구합니다.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한나입니다.
밤마다 갑자기 자지러지게 울고 소리를 지르는 아이를 보며 부모로서 얼마나 놀라고 가슴이 무너지셨을지 깊이 공감합니다. 아무리 달래도 통하지 않고 공포에 질려 있는 아이를 지켜보는 일은 부모에게 너무나 큰 고통이자 두려움이었을 것입니다. 특히 다음 날 정작 아이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니 답답하고 답을 찾지 못해 밤마다 불안하셨을 그간의 마음고생에 진심으로 위로를 전합니다. 하지만 이 증상은 아이의 정신에 큰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며, 성장 과정에서 뇌 신경계가 발달하며 나타날 수 있는 수면 장애의 일종이니 너무 자책하거나 불안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환자분이 설명해 주신 아이의 증상은 소아에게 흔히 나타나는 전형적인 야경증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야경증은 수면 초반인 비렘수면 단계에서 깨어나 갑작스러운 공포감과 함께 비명을 지르거나 우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때 아이는 눈을 뜨고 울부짖기 때문에 깨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깊은 수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를 알아보지 못하고 달래주어도 인지하지 못하며, 다음 날 아침에는 밤사이 있었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대개 만 4세에서 12세 사이의 어린이들에게 자주 발생하며,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증상이 너무 자주 반복되면 아이와 가족 모두의 수면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리게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야경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심장과 담력의 기운이 약해진 심담허겁이나 체내의 열기가 머리로 치솟는 심화항성 상태로 진단합니다. 소아는 성인에 비해 아직 중추신경계와 뇌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외부 자극에 매우 취약합니다. 낮 동안 친구들과 과격하게 놀았거나 무서운 영상을 보았을 때, 혹은 학업 스트레스나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신경계가 과도하게 흥분하면 그 자극이 밤까지 이어집니다. 예민해진 기운이 밤 수면 중에 요동을 치면서 뇌의 각성을 유도하고, 장부의 약한 고리를 자극하여 갑작스러운 공포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야경증의 핵심 원인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방 치료는 과도하게 흥분된 뇌 신경계를 안정시키고 예민해진 장부의 기운을 다스려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돕는 데 집중합니다. 아이의 체질과 증상 양상에 맞춰 정밀하게 처방되는 한약은 가슴속에 뭉친 열을 내리고 심장을 튼튼하게 하여 수면 중 나타나는 불필요한 각성 현상을 막아줍니다. 한약은 인위적으로 잠을 재우는 수면제와 달리, 아이의 자율신경계를 안정시켜 스스로 수면 단계를 부드럽게 전환할 수 있는 신체적 자생력을 길러주는 역할을 합니다. 장부의 불균형이 해소되고 뇌 신경의 피로가 씻겨 나가면 자다가 소리를 지르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점차 평온하게 아침까지 숙면을 취하게 됩니다.
약물 치료와 함께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맞을 수 있는 가벼운 소아 침 치료나 자율신경 안정을 돕는 뜸 치료를 병행하면 더욱 탁월한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기혈 순환을 돕는 침 치료는 상체로 쏠린 신경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생활 속에서는 아이가 잠들기 최소 2시간 전에는 스마트폰이나 텔레비전 등 시각적 자극을 주는 매체를 완전히 차단하셔야 합니다. 낮 동안 과도한 신체 활동으로 몸이 지나치게 피로해져도 야경증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휴식을 취하게 해야 합니다. 아이가 밤에 소리를 지르며 깰 때는 억지로 흔들어 깨우려 하지 마시고, 다치지 않도록 주변의 위험한 물건만 치운 채 차분한 목소리로 옆을 지켜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야경증은 무너진 수면 리듬과 신경계를 바로잡아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니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아이에게 편안한 밤을 선물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