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치기 전부터 너무 긴장해서 찐을 빼요. (도봉구 10대 후반/여 시험공포증)
고3 딸아이인데요. 아이가 시험만 보면 너무 긴장되고 떨려합니다. 전부터도 마음이 약하고 사소한 일에도 예민한 편이었는데요. 암튼 시험기간만 되면 너무너무 초긴장 상태가 됩니다. 아는 것도 잘 못 풀고, 맞게 달은 답도 틀렸을까봐 자꾸 확인하느라 시간내에 문제를 다 못 풀기도 하고요. 이번에 5월 모의고사 때도 아이가 너무 힘들어 했어요. 아이가 너무 속상해합니다. 앞으로 줄줄이 시험도 있고 본격적으로 입시철이 되는데 해결방법 없을까요? 무슨 약이라도 먹어야 하나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헌입니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지나친 긴장과 불안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따님의 상황이 무척 안타깝습니다. 현재 따님이 겪고 있는 증상은 단순히 성격이 예민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의학적으로 특정공포증의 한 형태인 '시험공포증' 혹은 '수행불안'의 범주에서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문제로 보입니다.
아는 문제도 못 풀고 자꾸 확인하게 된다고 하셨는데요. 뇌의 '오경보'와 인지 기능 저하: 시험이라는 상황을 뇌의 편도체(공포 중추)가 생존의 위협으로 오인하면 '투쟁-도피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때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전두피질의 기능이 일시적으로 저하되면서, 평소 알고 있던 정보에 접근하는 경로가 차단되어 '기억이 안 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틀리면 끝장이다"와 같은 재앙적 사고가 발생하면 불확실성을 견디기 힘들어집니다. 맞게 쓴 답도 자꾸 확인하는 행동은 불안을 줄이려는 무의식적인 시도(안전행동)이지만, 결과적으로 시간 내에 문제를 다 풀지 못하게 만들어 더 큰 불안을 야기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약을 먹어야 하는지도 고려하시는데요. 수험생이란 사정을 고려할 때 졸음이나 집중력 저하 같은 부작용이 적어 학습 효율을 유지하면서 불안 예민도를 낮추는 데 강점이 있는 한방 치료를 권유드려보고 싶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선천적으로 마음이 여리고 담력이 약하게 타고난 상태를 '심담허겁(心膽虛怯)'과 관련이 깊다고 봅니다. 이런 기질을 가진 아이들은 남들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자극에도 뇌의 경보 시스템이 과도하게 작동하여 신체를 응급 상태로 만듭니다. 특히 한약 치료는 뇌 신경계를 강제로 억제하기보다 장부기혈(臟腑氣血)의 균형을 맞춰 뇌 스스로가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줍니다.
따님의 증상은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경보 시스템이 잠시 과열된 상태일 뿐입니다. "불안은 네 잘못이 아니며 관리할 수 있는 것"임을 강조해 주시고, 본격적인 입시철이 되기 전에 가까운 한의원이나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아이의 자율신경 상태를 점검받아 보시길 권장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