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모를 어지럼증, 너무 힘든데 방법이 없을까요? (하남 30대 후반/여 어지럼증)
이석증이 재작년에 있어서 잠깐 치료하고 금방 좋아졌었어요.
그뒤로 어지럼증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작년 가을부터 조금씩 어지럼증이 있더니
최근에 한달전부터 원인모를 어지럼증이 매일 느껴져서 일상생활이 너무 힘들어요.
이석증이 재발한 것도 아니라고 하고, 이비인후과에서 귀쪽 검사도 이상없고,
신경과도 갔는데 mri까지 찍어도 이상이 없다고 해요.
목 쪽 문제일 수 있어 정형외과도 가 봤는데, 어지럼증이 이렇게 심할 이유는 없다고
정신과쪽 진료를 슬쩍 권하더라구요.
전 진짜 정신과 문제가 없거든요. 원인모를 어지럼증이 생긴 뒤로 예민해지고 우울한 거지,
전 우울증이나 공황 이런 문제는 없는 사람인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신과 약을 먹어야 한다면 넘 끔찍할 것 같아요. 좋은 방법 없을까요?
의사 답변 (1)
답변완료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석선희입니다.
이석증 이후 한동안 건강하게 지내시다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어지럼증이 한 달 넘게 지속되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고 계시니 심신이 얼마나 지치고 답답하실지 충분히 공감됩니다. 특히 이비인후과나 신경과 검사상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몸은 여전히 힘든 상황에서 '정신과' 진료를 권유받으셨을 때 느끼셨을 당혹감과 억울함 또한 크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비인후과적 이상(귀 내부의 전정기관 문제)이나 신경과적 이상(뇌의 구조적 문제)이 없음에도 어지럼증이 지속되는 경우,
최근에는 '지속성 체위-지각 어지럼증(PPPD)'이라는 진단명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이는 과거에 이석증이나 전정신경염 같은 전정계 질환을 앓았던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는데,
전정 기능은 회복되었으나 뇌가 균형을 잡는 감각을 지나치게 예민하게 받아들여 발생하는 증상입니다.
정신과 진료를 권유받으신 이유는 실제로 '정신질환'이 있어서라기보다,
뇌의 불안 회로와 어지럼증을 관장하는 회로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뚜렷한 원인 없이 몸이 휘청거리거나 어지러우면 뇌는 이를 위급 상황으로 인식하여 불안 수치를 높이고,
높아진 불안은 다시 어지럼증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어지러워서 예민해진 것이지, 우울해서 어지러운 게 아니다"라는 말씀은 의학적으로도 매우 타당한 통찰입니다.
다만, 신체적 어지럼증이 뇌를 지속적으로 피로하게 만들어 신경계의 균형을 깨뜨리고 있는 상태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한의학적 소견으로 보면, 이러한 원인 모를 어지럼증은 '현훈(眩暈)'의 범주에서 다스립니다.
특히 검사상 이상이 없는데 지속되는 어지럼증은 기운이 허해져서 발생하는 '기혈허약(氣血虛弱)'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기운의 흐름이 막히는 '간양상항(肝陽上亢)', 혹은 체내 노폐물이 정체되어
맑은 기운이 머리로 올라가는 것을 방해하는 '담음(痰飮)'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정신과 약물처럼 증상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신체적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 집중합니다.
한의학적 진찰에 따라 변증을 하고 이에 맞는 한약 처방은 신경계를 안정시키고 전정 신경의 예민도를 낮추는 데 효과적입니다.
또한 침 치료와 약침 치료는 목과 어깨의 긴장을 풀어 뇌로 가는 혈류를 개선함으로써 어지럼증의 강도를 줄여줍니다.
정신과 약 복용에 대한 거부감이 크시다면, 한방 신경정신과 진료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한방 치료는 의존성이나 졸음 등의 부작용 걱정이 적으면서도, 어지럼증으로 인해 예민해진 신경계를 부드럽게 이완시켜
신체와 마음이 동시에 안정을 찾도록 돕습니다.
지금 겪고 계신 어지럼증은 결코 마음의 병이나 꾀병이 아니라, 우리 몸의 균형 조절 장치가
잠시 과부하가 걸려 휴식과 조율이 필요하다고 보내는 신호입니다.
늦지 않게 가까운 전문 의료기관에서 한의학적 진단과 치료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몸의 기운이 살아나고 자율신경의 균형이 회복되면 어지럼증도 자연스럽게 잦아들 것이니,
희망을 잃지 마시고 잘 회복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