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이 매우 부족한데 푹 못 자서 고민이에요. (도봉구 20대 후반/남 수면장애)
안녕하세요. 저는 28살 남성인데요. 호텔에서 3년 정도 야간조 일을 했습니다. 근무시간은 저녁 8시부터 아침 8시까지였는데요. 점점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그 일을 그만두고 올 1월부터는 9시 출근해서 6시 퇴근하는 일반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근데 수면리듬이 깨졌는지 저녁에는 잠이 안 오고 아침에 일어나는 건 너무 고욕입니다. 벌써 몇 달 지났고 적응되지 않을까 했는데 쉽지 않습니다. 수면도 부족하고 잠도 푹 못 자고 힘드네요. 어떻게 해야 수면 리듬이 다시 회복될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헌입니다.
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야간 근무를 하시면서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 즉 몸속의 생체 시계가 야간 활동에 맞춰 완전히 고착된 상태로 보입니다. 올 1월부터 주간 근무로 전환하셨음에도 리듬이 회복되지 않는 이유는 뇌가 밤 시간을 깨어 있는 시간으로 잘못 인식하는 ‘생리학적 과각성’ 상태가 학습되었기 때문입니다.
질문자분 스스로 망가진 수면 리듬을 다시 되찾기 위해 실천해야 할 노력들이 있습니다. 우선 ‘잠드는 시간’보다 ‘일어나는 시간’ 고정이 핵심입니다. 전날 밤에 잠을 설쳤더라도 아침 기상 시간을 주말과 휴일 포함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생체 리듬 회복에 가장 중요합니다. 기상 후 30분 이내에 30분 이상 밝은 햇볕을 쬐십시오. 아침의 강한 빛은 시교차상핵(SCN)이라는 뇌의 생체 시계를 재설정하여, 15~16시간 후에 자연스럽게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되도록 돕습니다.
아울러 수면 환경과 생활 습관을 조절해야 합니다. 자기 1~2시간 전부터는 스마트폰이나 TV 등 전자기기 사용을 피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 분비를 강력하게 억제하여 뇌를 다시 깨우기 때문입니다. 잠들기 2시간 전쯤 따뜻한 물로 족욕이나 반신욕을 하면 말초 혈류가 증가하면서 오히려 심부 체온이 떨어져 잠드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아침에 먹는 첫 음식 한 입 역시 몸의 나머지 생체 시계들에게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됩니다. 반면 야식은 소화계 생체 시계를 교란하여 숙면을 방해하므로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잠과 싸우지 마세요. 잠들려고 노력할수록 뇌는 더 예민해집니다. 잠자리에 누운 지 20분 이상 지났는데도 잠이 안 오면 억지로 누워 있지 말고 침실에서 나오세요. 거실에서 가벼운 독서를 하다가 정말 졸릴 때만 다시 눕는 과정을 통해 '침대는 잠만 자는 곳'이라는 인식을 뇌에 심어주어야 합니다.
만약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몇 달째 수면 부족과 피로가 지속된다면, 이미 수면 장애가 만성화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경우 한방 치료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단순히 강제로 잠을 재우는 것이 아니라, 장부기혈(臟腑氣血)의 균형을 되찾아 뇌 스스로 수면과 각성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줍니다. 체질 진찰을 통해 뇌의 과각성을 낮추고 자율신경계 균형을 잡는 한약 처방과 침뜸, 약침, 부항, 추나 치료 등을 병행하면, 수면제와 같은 부작용이나 반동 현상 없이 건강한 수면 패턴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이미 1년 미만의 리듬 교란이라면 충분히 치료와 관리를 통해 개선이 가능하므로, 혼자 고민하시기보다 가까운 한의원이나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시길 권장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