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성공 후 반복되는 구토와 거식 증상 (마산 20대 초반/여 먹토)
안녕하세요 원장님. 20대 여성인데 너무나 간절하고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몇 달 전부터 음식을 먹기만 하면 속이 울렁거리면서 전부 토해내고 있습니다.
원래 살을 빼려고 정말 독하게 마음먹고 식사량을 극한으로 줄여가며 빡세게 다이어트를 했습니다.
결국 원하는 몸무게를 만들며 다이어트에는 성공했는데 그 뒤로 몸이 완전히 고장 나 버린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살이 찔까 봐 두려워 무의식중에 토하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제 의지와 상관없이 음식을 먹으면 위장에서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 뿜어내고 있습니다.
다이어트에도 성공했으니 이제는 가끔 친구들도 만나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행복하게 지내고 싶은데, 먹기만 하면 화장실로 직행해 다 토해버리니 사람들을 만나는 약속을 잡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음식을 먹는 즐거움은 사라진 지 오래고 하루 종일 먹는 것과 토하는 것에만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 상태가 몇 달째 지속되다 보니 살이 빠진 것을 떠나 온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고 머리카락도 많이 빠지며 생리도 끊겼습니다.
몸이 완전히 부실해지고 망가진 것 같아 눈물만 나는데, 한의원에서도 이 끔찍한 구토 증상을 치료할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한나입니다.
원하는 체중을 만들기 위해 누구보다 독하게 노력하여 다이어트에 성공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그 대가로 찾아온 반복되는 구토 증상 때문에 얼마나 두렵고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계실지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싶으실 텐데, 음식을 삼키는 순간부터 화장실을 고민해야 하니 신체적인 고통은 물론이고 정신적인 외로움과 좌절감도 말할 수 없이 크셨을 것입니다. 내 몸이 내 뜻대로 통제되지 않고 망가져 간다는 느낌에 매일 밤 혼자 눈물 흘리셨을 텐데, 이 증상은 환자분의 마음이 나약해서 생긴 문제가 아니니 자책하지 마시고 이제는 손을 내밀어 치료를 시작하셔야 합니다.
환자분께서 호소하시는 증상들은 흔히 먹토라고 불리는 현상으로, 한의학적 및 의학적으로 신경성 폭식증이나 거식증을 아우르는 섭식장애 상태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섭식장애는 단순한 위장 질환이 아니라 체중이나 체형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인해 식행동에 심각한 교란이 생기는 정신 체질적 질환입니다. 다이어트 이후 살이 찔지 모른다는 극심한 불안감 때문에 인위적으로 구토를 시작하게 되지만, 이것이 반복되면 위장의 운동 신경과 자율신경계가 완전히 손상됩니다. 결국 나중에는 살을 빼고 싶지 않아도 음식을 독소로 인식하여 위장이 스스로를 뒤집어 다 뿜어내게 만드는 끔찍한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이러한 섭식장애의 근본적인 원인은 극단적인 절식으로 인해 음식을 소화시키는 비위의 기운이 극도로 약해진 비위허약과 스트레스로 기운이 막힌 간기울결 상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굶주림이 지속되면 위장은 음식을 소화할 수 있는 기본적인 맷집을 잃어버리게 되며 뇌 신경은 영양 부족으로 인해 극도로 예민해집니다. 이때 체중 증가에 대한 강박증과 압박감이 심장을 위축시키고 위장을 조절하는 신경을 꽉 막아버리는 것입니다. 뇌와 위장이 동시에 소화 기능을 거부하고 밖으로 밀어내는 오작동을 일으키는 것이 현재 먹기만 하면 토하는 핵심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한방 치료는 억지로 구토를 막는 인위적인 구토방지제에 의존하지 않고, 굶주림으로 굳어버린 위장 근육을 부드럽게 풀고 예민해진 뇌 신경을 안정시키는 신경 장부 균형 치료에 집중합니다. 환자분의 체질에 맞춰 세심하게 처방되는 한약은 먼저 오랫동안 비어있던 소화기관에 따뜻한 온기와 영양을 공급하여 위장의 연동 운동 능력을 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끌어올려 줍니다. 이와 동시에 살이 튈까 봐 불안해하는 심장의 두근거림과 간장의 억눌린 기운을 시원하게 풀어주어 음식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심리적, 신체적 바탕을 마련해 줍니다. 한약을 통해 기혈 순환이 정상화되고 영양 흡수가 시작되면 손상되었던 신경계가 회복되면서 구토 횟수가 줄어들게 됩니다.
약물 치료와 병행하여 복부의 주요 경혈에 침 치료와 따뜻한 뜸 치료를 진행하면 위장에 몰린 비정상적인 기운을 아래로 내리고 소화력을 되살리는 데 매우 탁월한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는 한 번에 일반적인 식사를 하려고 욕심내지 마시고, 미음이나 죽처럼 소화가 아주 잘되는 유동식 위주로 아주 적은 양을 하루에 여러 번 나누어 드시는 연습을 하셔야 합니다. 음식을 먹은 직후에는 구토하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밀려오므로 혼자 화장실에 가기보다 가족이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섭식장애는 몸의 균형을 바로잡고 떨어진 기력을 채워주면 충분히 고칠 수 있으니 내원하시어 상세한 진단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식사 시간을 꼭 되찾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