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여자 아이인데, 집중력이 너무 부족한 것 같아요. (창원 소아/여 ADHD)
안녕하세요. 올해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저희 아이는 평소 성격이 참 얌전하고 조용한 편입니다.
남들처럼 시끄럽게 뛰어다니거나 말썽을 피우는 일도 거의 없어서 주변에서는 참 착한 아이라는 소리를 듣곤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가까이서 지켜보는 제 입장에서는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아이가 겉으로는 가만히 앉아 있는 것 같지만 막상 보면 멍하게 딴생각을 하고 있을 때가 너무 많습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어떤 일을 끝까지 완수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양치하고 옷을 갈아입으라고 시키면 처음에는 알겠다고 하며 방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한참 뒤에 가보면 양치는 잊어버린 채 엉뚱하게 인형 놀이를 하고 있거나 책상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결국 원래 해야 했던 일은 하나도 못 한 채 시간만 흘려보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숙제를 할 때도 집중을 못 하고 연필만 굴리고 있으니 옆에서 지켜보는 제 가슴이 답답합니다.
단순히 아이의 성격이 느긋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머릿속에 집중을 방해하는 다른 원인이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의사 답변 (1)
답변완료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한나입니다.
조용하고 착한 딸아이가 일상적인 과제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멍한 모습을 보일 때 부모님께서 느끼셨을 답답함과 걱정에 깊이 공감합니다. 보통 아이가 산만하다고 하면 교실을 뛰어다니거나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상상하기 쉽지만, 사실 겉으로는 아주 얌전해 보이면서도 내면의 집중력이 심각하게 떨어져 있는 경우도 아주 많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주변의 눈에 띄지 않아 적절한 도움을 받을 시기를 놓치기 쉬운데 부모님께서 아이의 세밀한 행동 변화를 잘 관찰하여 상담을 요청해주신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환자분이 설명하신 아이의 상태는 조용한 ADHD라고 불리는 주의력 결핍 우세형 ADHD가 의심됩니다. 이 유형은 과잉 행동이나 충동성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단순히 내성적이거나 느린 아이로 오해받기 쉽습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는 주의력을 유지하고 정보를 처리하는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외부 자극에 쉽게 한눈을 팔거나 시킨 일을 금방 잊어버리는 특징을 보입니다. 아이가 A라는 명령을 수행하다가 B나 C로 빠지는 것은 의도적인 반항이 아니라 뇌 신경계가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한의학적으로 이러한 증상은 뇌 신경계의 발달 불균형과 오장육부의 기운 문제로 파악합니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정신을 주관하는 심장의 기운이 약해지면 마음이 안주하지 못하고 붕 뜬 상태가 되는데 이를 심허라고 부릅니다. 또한 영양분을 에너지로 바꾸는 비장의 기운이 약하면 뇌로 충분한 영양과 맑은 혈액이 공급되지 못해 머리가 멍해지는 기운이 생기기 쉽습니다. 결과적으로 뇌를 맑게 유지해주는 기운인 청양이 머리까지 도달하지 못해 집중력이 떨어지고 인지 기능이 둔해지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방 치료는 뇌 신경계의 자생력을 키우고 기혈 순환의 균형을 바로잡는 데 집중합니다. 아이의 체질에 맞춰 처방되는 한약은 심장의 기운을 튼튼하게 보강하여 불안감을 없애고 뇌 신경의 피로를 회복시켜 줍니다. 특히 뇌 혈류 순환을 돕고 기력을 보강하는 약재들은 머릿속 안개를 걷어내듯 집중력을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는 인위적으로 신경을 각성시키는 것이 아니라 신체 전반의 컨디션을 끌어올려 아이 스스로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근본적인 치료 과정입니다.
약물 치료와 함께 침 치료나 향기 요법 등을 병행하면 뇌 신경계의 안정감을 높이고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힘을 키울 수 있습니다. 가정 내에서는 아이에게 한 번에 너무 많은 지시를 내리기보다 한 가지 일을 끝낸 뒤 다음 일을 시키는 단기적인 목표 설정을 권장합니다. 또한 아이가 멍하게 있을 때 다그치기보다는 가볍게 신체 접촉을 하며 주의를 환기해 주시고 작은 일이라도 끝까지 마쳤을 때는 아낌없는 칭찬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용한 ADHD는 적절한 시기에 도움을 준다면 아이의 타고난 차분한 성향과 합쳐져 아주 우수한 집중력을 발휘하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한방 치료는 아이의 성장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몸과 마음의 조화를 돕는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전문가의 세밀한 진단을 통해 아이의 체질적 약점을 보완하고 뇌를 맑게 깨워주는 치료를 시작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아이가 다시 밝고 맑은 정신으로 학교생활을 즐겁게 해나갈 수 있도록 저 또한 정성을 다해 돕겠습니다. 조속히 가까운 뇌질환 중점 한의원을 방문하여 상세한 진료를 받아보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