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레이 정상인데 사고 후 손끝 저림·악력 저하 왜 생기나요? (동대문 30대 초반/남 후유증한의원)
얼마 전 교통사고를 당했는데요, 이후로 손가락 끝이 계속 저릿저릿하고 물건을 잡을 때 힘이 잘 안 들어가는 느낌이 거든요. 병원에서 목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했는데, 증상은 그대로라서 당황스러운 상황이에요. 사고 충격이 어떤 경로를 통해 손끝 저림이나 악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됩니다. 한방에서는 이런 증상의 원인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진승연입니다.
엑스레이에서 이상이 없다고 하셨는데도 증상이 지속되면 정말 답답하고 불안하실 것 같습니다.
엑스레이는 뼈의 골절이나 큰 변형을 확인하는 검사이기 때문에, 뼈 자체에 문제가 없어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충분히 있습니다. 교통사고 충격은 뼈보다 오히려 목 주변의 근육, 인대, 연부조직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끝 저림과 악력 저하는 목에서 팔로 내려오는 신경(경추 신경근)이 주행하는 경로 어딘가가 영향을 받았을 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사고 충격으로 목 주변 근육과 인대가 긴장·손상되면 경추의 정렬이 미세하게 틀어지고, 이로 인해 신경이 지나는 공간이 좁아지거나 눌리게 됩니다. 이 신경 경로의 일부가 압박 또는 자극을 받으면 팔과 손가락까지 저림감이 퍼지고, 손의 쥐는 힘도 떨어지는 것입니다.
또한 사고 직후에는 통증 반응으로 어깨·목의 근육이 과긴장 상태가 되는데, 이 과긴장 자체가 주변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신경 전달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한의학적으로는 사고의 충격이 기혈의 순환을 막아 경락(經絡)의 흐름이 정체되면서 손끝과 같은 말초 부위에 저림·무감각·힘 빠짐 증상이 나타난다고 봅니다.
한방 치료에서는 우선 침 치료를 통해 목·어깨·팔 경락의 기혈 순환을 회복시키고 과긴장된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방향으로 접근합니다. 특히 손끝까지 이어지는 경락 경로 상의 주요 혈위를 함께 자극하면 저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추나요법은 미세하게 틀어진 경추 정렬을 교정하고 관절의 가동 범위를 회복시키는 데 쓰입니다. 뼈의 큰 변형이 아니더라도 경추 분절이 조금씩 틀어진 경우에 신경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아 주는 것이 저림과 악력 저하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한약은 환자 개인의 체질과 증상 양상에 맞게 처방하여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돕고, 혈액순환과 신경 기능 회복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활용됩니다. 사무직이시라면 장시간 앉아서 같은 자세를 유지하게 되는데, 이것이 목과 어깨의 긴장을 더욱 심화시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는 1시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목과 어깨를 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모니터 높이를 눈높이에 맞게 조정하여 목이 앞으로 빠지는 자세를 줄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손끝 저림이 있을 때 손이나 팔을 과도하게 주무르거나 강하게 스트레칭하는 것은 오히려 자극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엑스레이 정상 판정을 받으셨더라도 이런 신경 관련 증상이 지속된다면 MRI나 정밀 검사를 추가로 고려해 보시는 것도 방법이며, 동시에 한방 치료를 병행하면서 증상의 경과를 관찰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증상이 나타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급성기일수록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회복에 유리하니, 가까운 한의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