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잔만"하려다 취할 때까지 마셔요. 제 의지가 문제인가요? (노원 50대 중반/남 알콜중독)
퇴근길에 가볍게 맥주 한 잔만 하려고 시작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면 늘 취해서 필름이 끊길 때까지 마십니다.
다음 날 후회하며 술병을 버려도 저녁이면 다시 술집으로 향해요.
제 의지가 이토록 나약한 건지, 아니면 정말 알코올 중독인 건지 무섭습니다.
한의원에서 술 생각을 안 나게 할 수 있나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황선혜입니다.
매번 굳게 결심하지만 술잔 앞에서 무너지는 자신을 보며 얼마나 자괴감이 크셨을까요.
"나는 왜 이럴까" 하며 스스로를 비난하셨겠지만, 사실 이건 의지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이미 질문자님의 뇌 속 '보상 회로'가 알코올에 중독되어,
의지력이라는 제동 장치가 고장 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비유하자면 브레이크가 파열된 자동차를 운전하며 "왜 못 멈추냐"고 운전자를 탓하는 것과 같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주독(酒毒)'이 몸에 쌓여 '습열(濕熱)'을 일으키고,
이것이 마음(심장)을 어지럽히는 상태로 봅니다.
술의 뜨거운 성질이 몸 안의 진액을 말리고 끈적한 노폐물을 만들어내면,
뇌는 이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다시 술을 찾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특히 간(肝)의 기운이 소통되지 못하고 맺히면(간기울결),
스트레스를 술로만 풀려는 강박적인 성향이 강해집니다.
이런 경우 체내에 쌓인 술독을 소변과 땀으로 배출하는 '해주(解酒)' 치료와 함께,
예민해진 뇌 신경을 안정시키는 한방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갈망감을 줄여주는 한약은 술에 대한 '생각' 자체를 옅게 만들어주며,
고장 난 제동 장치를 수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일상에서는 술이 생각나는 시간에 물을 크게 한 컵 마시거나
가벼운 운동으로 도파민을 분출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혼자 자책하며 숨기보다 전문적인 한방 치료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답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중독은 도덕적 결함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다시 당신의 인생의 운전대를 잡을 수 있길 기원하겠습니다.
단주 결심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