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해칠까 봐 무서운 생각이 자꾸 드는데 저 미친 걸까요? (인천 20대 후반/여 산후우울증)
아이가 울기만 하면 숨이 턱 막히고 손발이 차가워지며 식은땀이 납니다.
혹시 내가 아이를 해치지는 않을까 하는 무서운 생각까지 들어 제 자신이 너무 소름 끼쳐요.
밖에 나가는 것도 두렵고, 집안에만 갇혀 지내다 보니 세상에서 지워지는 기분입니다.
이런 극심한 불안 증상도 한의원에서 고칠 수 있나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남열입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삼켜왔을 그 무서운 생각들과
신체적인 고통이 얼마나 질문자님을 괴롭혔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참 아픕니다.
"내가 왜 이럴까" 하며 스스로를 자책하셨겠지만,
이는 산후에 급격히 약해진 기혈로 인해
뇌와 신경계가 일시적으로 오류를 일으키는 현상일 뿐입니다.
결코 질문자님이 나쁜 사람이거나 모성애가 부족해서 생기는 일이 아니니 안심하세요.
지금 겪는 두려움은 오히려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는 강한 책임감이 역설적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한의학적으로는 이를 '심담구겁(心膽嘔怯)'과 '담음(痰飮)'의 결합으로 봅니다.
출산으로 인해 심장과 담력이 극도로 허해진 상태에서,
체내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생긴 노폐물인 담음이
기혈의 흐름을 방해하면 이유 없는 공포와 불안, 숨 가쁨 증상이 나타납니다.
비유하자면 낡은 전선의 피복이 벗겨져 작은 자극에도
스파크가 튀는 상태와 같으니, 먼저 전선을 보수하고 전류를 안정시켜야 합니다.
머릿속을 스치는 무서운 생각들은 실제 의지가 아니라 뇌의 일시적인 '오작동'일 뿐입니다.
치료는 우선 약해진 담력을 강화하고 심장을 안정시키는 데 집중합니다.
불필요한 노폐물을 배출하고 맑은 기운을 뇌로 보내주면,
안개처럼 뿌옇던 불안감이 사라지고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겨납니다.
일상에서는 햇볕을 쬐며 가볍게 걷는 것이 세로토닌 합성을 도와
불안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혼자 이 짐을 지려 하지 마시고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답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서운 생각은 스쳐 지나가는 구름일 뿐, 당신의 본심이 아닙니다.
다시 당당하게 아이와 산책하며 계절을 느낄 수 있길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