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아이의 무기력증... 우울증일까요? (창원 10대 후반/여 우울증)
안녕하세요. 고1 아이를 둔 부모입니다.
아이가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밝고 활달한 편이었는데 고등학생이 된 이후로 눈에 띄게 말수가 줄고 얼굴이 어두워졌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사춘기를 겪고 있거니 생각하며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하고 지켜보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치르는 각종 모의고사와 내신 시험을 거치면서 스트레스를 너무 심하게 받는 것 같습니다.
학교나 학원에 다녀오면 방문을 닫고 들어가서 도통 나오지를 않고 밥도 제대로 먹지 않습니다.
주말에도 친구들을 만나거나 취미 생활을 하기보다는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만 있습니다.
공부에 대한 압박감 때문인지 가끔은 이유 없이 짜증을 내거나 눈물을 보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사춘기의 반항이나 피로라고 하기에는 아이의 눈빛이 너무 무력해 보이고 삶의 의욕마저 잃어버린 것 같아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혹시 우리 아이가 수험생 우울증에 걸린 것은 아닌지 한의원에서 치료가 가능할지 알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한나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무기력해지는 아이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부모님께서 얼마나 큰 걱정과 안타까움을 느끼고 계실지 그 마음이 깊이 공감됩니다. 고등학교 진학이라는 큰 환경 변화와 함께 연이어 쏟아지는 모의고사와 내신 시험은 아직 어린 학생들에게 상상 이상의 무거운 짐으로 다가옵니다. 그저 지나가는 사춘기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켜보셨겠지만 아이의 무력한 눈빛을 보며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셨을 부모님의 절절한 심정이 전해져 저 또한 마음이 무척 무겁습니다. 아이가 현재 보이는 모습은 단순한 피로나 반항심이 아니니 부모님께서 먼저 차분하게 아이의 상태를 이해하고 보듬어 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님께서 걱정하시는 바와 같이 현재 아이의 증상은 수험생 우울증이 강력하게 의심되는 상태입니다. 수험생 우울증은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와 성적에 대한 압박감이 장기간 누적되면서 나타나는 정서적 신체적 탈진 상태를 말합니다. 일반적인 사춘기가 감정의 기복과 반항심으로 표출된다면 수험생 우울증은 모든 것에 흥미를 잃고 방 안에만 틀어박히려는 극도의 무기력함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가 지속적인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면서 신경 전달 물질의 불균형이 찾아오고 그로 인해 식욕 부진이나 수면 장애 그리고 집중력 저하가 흔하게 동반됩니다. 아이 스스로도 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완전히 고갈되어 의지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매우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수험생 우울증의 원인을 과도한 생각으로 인해 장부가 상하는 사려상비와 기운이 뭉치는 간기울결의 상태로 진단합니다. 생각과 고민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소화와 에너지를 주관하는 비장의 기운이 상하여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지고 기력을 잃게 됩니다. 또한 성적과 미래에 대한 억눌린 불안감은 간의 기운을 꽉 막히게 하여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고 뇌로 맑은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는 것을 방해합니다. 즉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학업이라는 쳇바퀴 속에서 뇌는 과열되어 화기가 치솟고 몸의 근본적인 에너지는 바닥을 드러내어 심신이 모두 방전된 상태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방 치료는 억지로 아이의 뇌를 각성시키거나 부담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고갈된 체력을 보충하고 꽉 막힌 기운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데 집중합니다. 아이의 체질과 현재의 스트레스 지수에 맞춰 세심하게 처방되는 한약은 과열된 머리의 열을 맑게 식혀주고 가슴속에 맺힌 울화를 풀어주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또한 약해진 심장과 비장의 기운을 든든하게 보강하여 아이 스스로가 스트레스에 대항하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내면의 자생력을 키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맑고 서늘한 기운이 뇌로 전달되고 신체의 기혈 순환이 정상화되면 아이를 짓누르던 무기력함이 걷히면서 다시 긍정적인 에너지가 서서히 차오르게 됩니다.
약물 치료와 함께 뇌 신경의 피로를 풀어주는 가벼운 침 치료나 뜸 치료를 병행하면 신체의 긴장을 이완시키는 데 더욱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방 치료와 더불어 가정에서의 세심한 관리도 무척 중요합니다. 부모님께서는 아이의 성적이나 미래에 대한 섣부른 조언보다는 지금 아이가 겪고 있는 힘든 감정 자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다독여 주시는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 주셔야 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이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가장 훌륭한 명약이 됩니다. 수험생 우울증은 적절한 한방 치료와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이 더해진다면 건강하게 이겨낼 수 있는 영역이니 조속히 내원하시어 상세한 진단을 받아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