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갑자기 쓰러질 것 같아요 (파주 30대 후반/남 공황장애)
... 거주하는 직장인입니다.
최근 대형 쇼핑몰이나 사람이 많은 지하철에 가면
갑자기 식은땀이 나고 앞이 캄캄해지면서 쓰러질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목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요.
정신과 약은 부담스러운데 한방 치료로도 이런 증상이 좋아질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유시연입니다.
사회생활을 활발히 하셔야 할 나이에 갑자기 찾아온
신체 증상과 공포 때문에 일상이 위축되어 얼마나 막막하실지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이러다 정말 죽는 게 아닐까' 하는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공황 증상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이해하기 힘든 고통입니다.
약물 치료에 대한 부담감으로 고민하고 계시겠지만,
현재의 상태는 질문자님의 마음이 변해서가 아니라
몸의 평형 감각이 잠시 흐트러진 것이니 부디 희망을 잃지 마셨으면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공황 장애의 원인을 '심담허겁(心膽虛怯)'이라고 설명합니다.
심장과 담의 기운이 약해져서 외부 자극을 견뎌내는 힘이 부족해진 상태를 말합니다.
이를 쉬운 비유로 들자면, 우리 마음을 '호수'라고 생각해 보세요.
본래 깊고 고요해야 할 호수가 오랜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수심이 얕아진 상태입니다.
수심이 깊을 때는 커다란 돌을 던져도 파동이 금방 사라지지만,
수심이 얕아지면 아주 작은 조약돌 하나에도 바닥의 흙탕물이 일어나고 물결이 크게 요동치게 됩니다.
사람이 많은 장소나 밀폐된 공간이라는 자극이 얕아진 호수에 큰 돌로 다가와 마음을 흔든 결과입니다.
심장이 목 밖으로 튀어나올 듯 뛰고 앞이 캄캄해지는 것은
우리 몸의 에너지 분배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자율신경계가
일시적으로 통제력을 잃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마치 과부하가 걸린 서버가 시스템 다운을 막기 위해 스스로 전원을 차단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억지로 상황을 견디려 하기보다,
얕아진 호수의 물을 채우고 예민해진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보시라고 권유드리고 싶습니다.
심장과 담력을 보강하여 불안에 대한 역치를 높여주는 한약 처방이나,
긴장된 근육과 신경을 이완시키는 침 치료 등을 통해 몸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는 사람이 많은 곳에 가기 전 미리 복식호흡을 통해 몸을 이완시키는 연습을 해보세요.
또한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담백한 식단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통해 뇌가 충분히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이 증상은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파도일 뿐, 나를 해치지 못한다"라고
스스로에게 확신을 주는 것도 뇌를 진정시키는 데 효과적입니다.
지금의 시련은 질문자님이 더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잠시 멈추어 서는 과정일 뿐입니다.
몸과 마음의 조화가 회복되면 다시금 당당하고 활기차게 일상을 누리실 수 있는 날이 꼭 올 것입니다.
질문자님의 평온한 일상과 다시 찾을 활력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작성해 드린 답변이 질문자님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