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삐딱합니다. 수술 없이도 치료될까요? (창원 50대 중반/여 사경증)
안녕하세요. 제 목이 언제부턴가 한쪽으로 삐딱하게 기울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자세가 안 좋아서 그런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시간이 갈수록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목이 자꾸 한쪽으로 돌아가고 뻣뻣하게 굳는 느낌이 듭니다.
억지로 똑바로 고개를 돌리려고 하면 목과 어깨가 찢어질 듯이 아프고 심할 때는 고개가 덜덜 떨리기까지 합니다.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제 목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 같아 대인관계도 피하게 되고 일상생활이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큰 병원에 찾아갔더니 근육이나 신경 쪽에 문제가 있다며 수술을 고려해 보자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목에 칼을 대는 수술이라고 하니 너무 무섭고 나중에 후유증이 생길까 봐 걱정되어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밥을 먹거나 걸어 다니는 평범한 일상조차 무너진 지 오래입니다.
혹시 저처럼 목이 삐딱하게 돌아가는 증상도 한방 치료를 통해 수술 없이 호전될 수 있을지 간절한 마음으로 상담 글을 올립니다.
의사 답변 (1)
답변완료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한나입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목이 한쪽으로 틀어지는 낯선 증상에 당혹스러움을 느끼시는 데다, 병원에서 수술 권유까지 받으셨으니 그 두려움과 막막함이 얼마나 크실지 깊이 공감합니다. 수술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중압감은 누구에게나 무겁게 다가옵니다. 특히 타인의 시선이 가장 먼저 닿는 얼굴과 목 부위의 문제이다 보니 심리적으로도 많이 위축되시고 일상생활에서 겪으셨을 스트레스가 상당하셨을 것입니다. 환자분께서 겪고 계신 증상은 단순한 근육통이나 나쁜 자세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너무 자책하거나 두려워하지 마시고 현재 상태를 차분히 짚어보셨으면 합니다.
환자분께서 호소하시는 증상은 한의학적, 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사경증으로 진단해 볼 수 있습니다. 사경증은 뇌의 신경계 이상이나 근육의 과도한 긴장으로 인해 목 부위의 특정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하면서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거나 돌아가는 질환입니다. 본인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근육이 강하게 당겨지기 때문에 억지로 고개를 제자리로 돌리려 하면 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근육의 떨림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이는 단순히 뼈가 어긋난 것이 아니라 목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뇌와 신경계의 밸런스가 무너져 근육에 잘못된 수축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는 상태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러한 사경증이 발생하는 원인을 한의학에서는 크게 간기울결과 기혈순환의 장애로 바라봅니다. 한의학에서 간은 근육과 힘줄의 이완 및 수축을 주관하는 장부입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나 과로가 누적되어 가슴에 울화가 맺히면 간의 기운이 뭉치게 되고, 이로 인해 목과 어깨의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경직되는 것입니다. 또한 피로로 인해 몸의 진액과 혈액이 부족해지면 근육에 영양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지고 의도치 않은 떨림과 뒤틀림이 발생하게 됩니다. 즉 뇌와 근육을 연결하는 통로에 노폐물이 쌓이고 기운이 막혀 오작동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방 치료는 수술처럼 억지로 근육이나 신경의 기능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무너진 신경계의 균형을 되찾고 근육 스스로의 자생력을 회복하는 데 집중합니다. 환자분의 체질과 증상의 경중에 맞춰 처방되는 한약은 뭉친 간의 기운을 부드럽게 풀어주어 신경의 과도한 흥분을 가라앉히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한약은 부족한 혈액을 보충하여 경직된 목과 어깨 근육에 맑은 영양을 공급하고, 심리적인 긴장과 불안을 완화하여 신경계가 전반적으로 안정을 찾도록 돕습니다. 몸속의 기혈 순환이 원활해지고 신경계가 진정되면 잘못된 수축 신호가 줄어들면서 목의 강직과 틀어짐이 한결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와 함께 목 주변의 단단하게 뭉친 흉쇄유돌근과 승모근을 직접적으로 풀어주는 침 치료와 약침 치료를 병행하면 통증을 빠르게 경감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아울러 한의사의 손으로 직접 척추와 관절을 만져주는 추나요법을 통해 틀어진 경추의 배열을 부드럽게 바로잡고 주변 조직의 긴장을 해소해 주면 뇌로 가는 혈류가 개선되어 치료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일상생활 속에서는 억지로 목을 꺾어 맞추려는 무리한 힘을 가하기보다는, 따뜻한 수건이나 핫팩으로 목 주변을 수시로 찜질하여 혈액순환을 돕고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사경증은 단기간에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보다는 꾸준하고 체계적인 한방 치료를 통해 점진적으로 몸의 밸런스를 맞추어 나가야 하는 질환입니다. 치료를 거듭할수록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덜고 긍정적인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으므로 무서운 수술부터 걱정하시기보다는 몸의 중심을 바로잡는 치료를 먼저 시작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환자분께서 다시 편안한 일상과 당당한 모습을 되찾으실 수 있도록 곁에서 정성을 다해 돕겠습니다. 조속히 내원하시어 상세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