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가 생각 안 나고 머리에 안개가 낀 것 같아요 (사당 60대 초반/여 갱년기건망증)
냉장고 문을 열고 뭘 꺼내려했는지 까먹는 건 예사고, 대화할 때 흔한 명사가 기억 안 나서 "거기, 그거"만 반복합니다.
머릿속에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하고 맑지가 않아요. 저희 어머니가 치매셨는데, 저도 벌써 치매가 오는 건지 아니면 갱년기 호르몬 탓인지 너무 두렵습니다.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오지윤입니다.
어머니의 치매를 곁에서 지켜보셨기에, 자꾸만 깜빡하는 증상 앞에서 얼마나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두려우셨을지 그 깊은 불안감에 진심으로 공감합니다.
가장 먼저 안심하시라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환자분께서 겪고 계신 증상은 뇌세포가 영구적으로 파괴되는 '조기 치매'가 아니라, 갱년기 호르몬 저하와 순환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일시적인 '브레인 포그(Brain Fog, 뇌 안개)' 현상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을 활성화하고 뇌 혈류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갱년기에 이 호르몬이 급감하면 뇌로 가는 혈액과 산소가 일시적으로 부족해져, 말 그대로 머릿속에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해지고 단어가 금방 떠오르지 않게 됩니다.
이를 한의학적인 관점에서는 '청양불승(淸陽不升)'이라는 병리로 설명합니다.
본래 우리의 뇌는 맑고 시원한 기운(청양 淸陽)을 지속적으로 공급받아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갱년기가 되어 위아래의 에너지가 순환하는 '수승화강(水升火降)'의 밸런스가 깨지면, 발끝에서 올라와야 할 맑은 기운은 위로 오르지 못하고 꽉 막혀버립니다. 그 대신 억눌렸던 탁하고 독한 허열(가짜 열)만 머리로 치솟아 뇌신경을 건조하게 말려버리니, 인지 기능과 기억력이 뚝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는 영구적인 치매가 아니므로 미리 공포감을 가지실 필요가 없으며, 뇌의 순환 환경을 맑게 개선하는 치료를 통해 충분히 예전의 총명함을 회복하실 수 있습니다.
한의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근본 치료를 진행합니다.
1)청뇌(淸腦) 요법 및 기혈 개통 : 머리로 쏠린 탁한 열을 서늘하게 식히고, 침치료와 추나요법을 통해 뇌의 안개를 시원하게 걷어내는 뇌 혈류 개선 치료를 돕습니다.
2)익기총명(益氣聰明) 한약 처방 : 소화기(비위)를 튼튼하게 하고 심장을 안정시켜 뇌로 맑은 피를 힘차게 끌어올려 주는 갱년기 맞춤 한약을 처방하여 영양을 공급합니다.
3)수승화강(水升火降) 밸런스 복원: 하체의 따뜻한 기운이 뇌까지 맑은 산소를 밀어 올릴 수 있도록 멈춰버린 전신의 순환 펌프를 재가동합니다.
뇌에 맑은 산소와 혈액이 다시 돌기 시작하면, 입가에서 맴돌던 단어들이 다시 선명하게 떠오르고 머릿속이 쾌청해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더 이상 홀로 두려움에 떨지 마시고, 가까운 한의원에 내원하시어 뇌의 맑은 순환을 되찾는 치료를 시작하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