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이 있는데 강박도 심하면 어떻게 치료해야할까요? (광주 소아/남 소아틱장애)
초등 2학년 아들 틱 때문에 글 올려요. 9살이에요.
목을 돌리거나 고개를 옆으로 꺾는 동작을 자주 하고 배에 힘을 주는 것도 눈에 자주 띄어요. 음성 틱도 있어서 음음, 켁켁 하는 소리나 혀로 똑딱 소리를 낼 때도 있는데 이건 심할 때도 있고 없다시피 할 때도 있어요.
그런데 틱이랑 별개로 강박도 좀 있어요. 자기가 원하는 대로 뭔가 안 되거나 상황이 뜻대로 안 풀릴 때 극도로 예민해지거든요. 그럴 때마다 틱이 눈에 띄게 심해지는 게 보여요.
틱이랑 강박이 같이 있으면 치료도 따로따로 받아야 하는 건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어서 상담 올려봐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기호필입니다.
틱도 있고 강박도 있으니, 뭘 먼저 어디서 치료해야 하는 건지 정말 막막하셨겠습니다.
틱과 강박이 함께 나타나는 건 생각보다 드문 일이 아니에요.
틱이 있는 아이들 중 20~30%에서 강박이 동반된다는 보고가 있고, 진료실에서도 자주 마주치는 조합이에요. 우연히 겹친 게 아니라, 두 증상이 같은 뿌리를 공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둘 다 뇌 기저핵 회로의 과활성화와 관련이 있어요.
기저핵은 반복적인 행동 패턴과 충동을 조절하는 곳이에요.
이 회로가 예민해지면 틱처럼 억제하기 어려운 동작이 나오기도 하고, 강박처럼 뭔가 완성되지 않으면 못 견디는 충동이 나오기도 해요. 기전이 겹쳐요.
자기 뜻대로 안 될 때 틱이 더 심해진다고 하셨는데, 그 패턴이 이걸 보여줘요.
강박적인 불안이 올라오는 순간 신경계가 과부하 상태가 되고, 그게 기저핵 회로를 더 강하게 자극해서 틱으로 터져나오는 거예요. 강박이 틱의 방아쇠 역할을 하고 있는 거죠. 이 두 가지를 별개로 보고 따로따로 치료하면, 방아쇠는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에서 증상만 눌러보는 결과가 될 수 있어요.
결국 필요한 건 기저핵 회로 자체가 쉽게 과활성화되지 않도록 기저 상태를 안정시키는 치료예요.
틱과 강박이 같은 회로에서 비롯되는 만큼, 소아정신과에서도 두 가지를 같이 다루는 경우가 많아요.
다만 약물치료 방식은 수용체를 차단해서 회로의 출력을 억제하는 방향이에요. 증상이 빠르게 잡히는 강점이 있는 반면, 회로가 예민해진 기저 상태 자체를 바꾸진 않아요. 강박적 불안이 올라오는 순간 틱이 심해지는 패턴, 그 방아쇠가 남아있는 채로 증상만 누르는 구조가 되는 거죠.
기저 상태 자체를 바꾸는 치료가 필요하다면, 한방 치료도 선택지로 고려해보실 수 있어요.
억간산 계열 처방에서 조구등은 기저핵 회로에서 도파민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흐름을 조율하고, 산조인·복신은 늘 긴장 상태에 있는 신경계 전반을 가라앉히는 방향으로 작용해요. 증상을 억누르는 게 아니라, 강박적 불안이 올라왔을 때 회로가 크게 켜지지 않도록 기저 상태 자체를 바꾸는 거예요.
치료가 진행되면서 틱 빈도보다 먼저, 아이가 뜻대로 안 됐을 때 반응하는 강도가 조금씩 달라지는 변화가 먼저 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게 회로가 안정되고 있다는 신호예요.
틱과 강박이 같이 있으면 치료 기간도 조급하게 보지 않는 게 좋아요. 어느 한쪽이 먼저 잡히면서 다른 쪽도 함께 안정되는 흐름이 오거든요. 두 가지가 같은 뿌리에서 비롯됐으니, 회로가 안정되면 둘 다 달라질 수 있어요.
아이가 이 시기를 잘 지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