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식증인가봐요. 치료 어떡하죠? (양주시 20대 초반/여 폭식증)
배불러도 계속 먹어야 마음이 안정돼요. 스트레스 받으면 더 하고요. 토할 것 같아도 먹어요. 그래도 먹고 토하고 그러진 않아요. 또 안 먹을 때는 몇 끼니씩 굶을 수도 있어요. 그러다가 한 번씩 폭발하게 되요. 폭식증 같은데, 치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신과에 가야 하나요? 다른 방법은 없나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헌입니다.
말씀해주신 증상은 단순히 의지가 부족해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전형적인 섭식장애(식이장애)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폭식 후 구토는 하지 않더라도, 체중 증가를 막기 위해 몇 끼니씩 굶는 '금식'이나 '단식'을 반복하는 행위는 의학적으로 '부적절한 보상 행동'에 해당합니다. 이런 양상이 반복된다면 '신경성 폭식증(Bulimia Nervosa)'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배가 불러도 계속 먹어야 마음이 안정되는 것은 배가 고파서 먹는 것이 아니라 불안, 긴장, 스트레스 같은 심리적 고통을 음식으로 잠시 눌러보려는 반응입니다. 마음이 허기질 때 뇌는 이를 '배고픔'으로 착각하여 계속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스트레스와 반복된 섭식 문제로 인해 뇌의 시상하부에서 식욕과 포만감을 조절하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된 상태입니다.
섭식장애는 혼자서 극복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음식과 체중에 대한 왜곡된 생각과 감정 패턴을 교정하는 인지행동치료가 주가 됩니다. 아울러 포만감을 높여주는 약물을 처방하기도 합니다.
한의원에서도 치료 방법이 있습니다. 강제로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뇌가 안정되도록 도와 스스로 감정과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게 합니다. 망문문절(望聞問切) 사진법(四診法)을 통해 장부기혈(臟腑氣血) 상태를 파악하고, 약해진 소화 기능을 보강하며 예민해진 자율신경을 안정시키는 한약, 침뜸, 약침, 부항, 추나 치료 등을 시행합니다. 뇌 관련 부작용이나 치료 중단 시 증상이 다시 심해지는 반동 현상이 적어 근본적인 치료를 목표로 합니다.
질문자님 스스로도 규칙적인 식사 연습을 하셔야 합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하루 세끼를 비교적 일정한 시간에 소량이라도 먹는 연습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는 뇌에 배고픔과 배부름의 신호를 정상적으로 되돌려주는 과정입니다. 폭식 후 죄책감으로 굶게 되면 몸은 결핍 상태를 기억하고 뇌가 더 강한 폭식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폭식을 했더라도 다음 날 다시 규칙적인 식사로 돌아오는 것이 다음 폭식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그리고 자책하지 마세요. 지금 겪는 문제는 질문자님이 나약해서가 아니라, 그동안 몸과 마음이 너무 많이 참고 버텨온 결과일 가능성이 큽니다. 도움을 받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회복을 위한 용기 있는 선택임을 기억하세요. 현재 증상이 반복되고 있다면 더 큰 신체적 합병증이 오기 전에 용기를 내어 가까운 한의원이나 관련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자세한 진찰과 상담을 받으시길 권유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