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 반응에 너무 신경 쓰느라 지치네요. (강북구 20대 초반/여 사회불안장애)
21살 여자입니다. 제가 원래 낯을 가리고 사람들 사이에 자신감이 부족했어요. 이왕이면 욕 안 먹고 좋게 보이려고 노력하는데요. 그게 지나친지 언제부턴가 상대방 반응에 너무 신경쓰느라 지치게 됩니다. 누군가 저에게 말을 걸거나 부탁하면 바로바로 대응하고 해결하려고 애쓰는데요. 또 다른 사람도 그렇게 해줬으면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저 혼자 마음 상하고 안절부절 못하고 어떨 땐 잠도 못하고 그럽니다. 그럴 필요 없다고 다짐하지만, 맘처럼 쉽게 안 되네요. 요즘은 일상이 너무 힘들 정도인데, 어떻게 하면 조절할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헌입니다.
남겨주신 고민은 단순히 성격이 소심하거나 예민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불안장애의 일종인 '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와 '강박적 되새김(rumination)'의 전형적인 양상으로 보입니다. 21살이라는 나이는 뇌과학적으로 불안을 호소하는 비율이 급증하는 시기이며, 특히 타인의 반응에 과도하게 신경 쓰느라 일상이 힘든 상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병적 불안'의 단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현재 증상은 맘처럼 조절이 안 되는 이유는 본인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닙니다. 우리 뇌에서 이성과 감정을 조율하는 전대상피질 등의 회로에 일종의 신호 오류가 발생하여 특정 주제(상대방의 반응)에 주의가 고착되고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한의학적으로 심담허겁(心膽虛怯)이라고 하여 는 선천적으로 마음이 여리고 담력이 약하게 타고난 상태에서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장부기혈(臟腑氣血)의 균형이 깨진 것으로 봅니다. 이로 인해 남들을 더 많이 의식하고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기 쉬워집니다.
일상에서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조절법이 있습니다. 우선 불안이나 서운한 마음이 올라올 때 단순히 참으려 하지 말고, "나는 지금 상대의 반응 때문에 마음이 상하고 불안해하고 있구나"라고 말이나 글로 규정해 보세요. 감정을 인지하는 것 만으로도 뇌의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되어 감정 뇌(편도체)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면 걱정이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종이에 적어보면 그 생각이 얼마나 반복적이고 무의미한지 객관적으로 깨닫게 되어 덜 매달리게 됩니다.
모든 사람에게 좋게 보이려 하거나 완벽하게 대응하려 애쓰지 마세요. "그냥 이 정도면 괜찮다"는 마음으로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심리적 압박감을 줄여줍니다. 규칙적인 달리기나 빠르게 걷기는 근육 긴장을 줄이고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추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특히 수면 부족은 불안과 강박 사고를 크게 악화시키므로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지키는 것이 필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다짐해도 쉽게 조절되지 않고 잠도 못 잘 정도로 힘들다면, 더 악화되기 전에 적절한 치료가 가장 빠른 길입니다. 인위적으로 뇌를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체질을 개선하고 장부기혈의 균형을 되찾아 뇌 스스로 정서와 불안을 통제할 수 있도록 돕는 한의학적 치료를 적극 고려해 보시면 좋은데요. 한약 치료는 졸리거나 머리가 멍해지는 부작용이 적고, 치료 중단 시 증상이 다시 심해지는 반동 현상이 훨씬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1살은 치료 반응이 매우 빠른 시기입니다. 혼자 고민하며 에너지를 소모하기보다 가까운 한의원이나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정확한 상태를 점검받고, 다시 건강한 자신감을 찾으시길 권장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