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마음이 들면 항상 어지러움이 생겨요. (의정부 30대 초반/남 심인성어지럼증)
30대가 된 이후로 특별한 이유 없는 어지러움이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항상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그런데요. 한 번씩 어지러우면 하루 종일 뇌 속에 무슨 문제 있는게 아닌가 겁이 나고 신경이 계속 쓰입니다. 병원에 가서 mri, ct, 심장초음파, 자율신경계 검사를 받아봐도 모두 정상 소견으로 나옵니다. 다만 병원에서 혈압 재면 맥박수가 빠르게 나옵니다. 집에서 재보면 70대로 나와요. 그것 말고는 다 괜찮다고 합니다. 병원에서는 이상 없으니 별다른 치료를 안 해줍니다. 검사 결과를 믿는다면 언젠가는 없어지긴 할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헌입니다.
병원의 각종 정밀 검사에서 모두 정상 소견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어지러움과 불안감 때문에 걱정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30대에 접어들어 특별한 이유 없이 발생하는 이러한 증상은 의학적으로 '심인성 어지럼증'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MRI, CT, 심장초음파 등의 검사는 뇌의 구조적 이상(종양, 뇌졸중 등)이나 심장의 기질적인 질환을 확인하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심인성 어지럼증은 뇌의 구조적 손상이 아니라, '기능적인 불균형'에서 비롯됩니다. 즉, 뇌에서 불안과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영역(편도체, 해마 등)이 예민해져 몸의 균형을 잡는 평형 유지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상태이기 때문에 영상 검사로는 이상을 발견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어지러움을 느낄 때마다 뇌에 문제가 있을까 봐 겁이 나고 신경이 쓰이는 것은 당연한 반응입니다. 하지만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뇌 영역의 일부는 우리 몸의 균형 조절을 담당하는 영역과 서로 밀접하게 연결(혼재)되어 있습니다. 심리적으로 불안해지면 불안 조절 기관인 편도체가 과민해지고, 이것이 평형 기능에 영향을 주어 어지럼증을 유발합니다. 발생한 어지럼증은 다시 '혹시 큰 병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키우고, 이 불안이 다시 어지럼증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증상이 만성화될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만 맥박수가 높게 나오고 집에서 정상인 점은 자율신경계가 매우 예민해져 있음을 시사합니다. 불안이나 긴장도가 높아지면 자율신경계가 자극받아 가슴 두근거림이나 빠른 맥박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심인성 어지럼증 환자들에게서 흔히 관찰되는 동반 증상입니다.
심인성 어지럼증은 저절로 회복되는 경우가 드물며, 증상을 방치할 경우 일상생활의 지장은 물론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권장됩니다. 한의학에서는 귀하와 같이 검사상 이상은 없지만 지속되는 어지럼증을 기훈(氣暈, 스트레스성) 혹은 심혈허증(心血虛證, 심장과 순환기계의 기력 저하) 등으로 분류하여 치료합니다.
단순히 증상만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장부기혈(臟腑氣血)의 균형을 맞추어 뇌 스스로가 불안과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평형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데 집중합니다. 체질 맞춤 한약 복용을 기본으로 하며 침뜸, 약침, 부항, 경추 추나 등을 병행하여 예민해진 자율신경을 안정시키고 뇌 기능을 회복시킵니다.
현재 겪고 계신 어지러움은 뇌의 기질적 질환이 아닌, 지친 뇌와 신체가 보내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혼자 고민하시기보다 가까운 한의원을 방문하여 현재 상태를 정확히 진단받고, 근본적인 회복을 위한 도움을 받으시길 권장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