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발작하듯 우는 아이..치료가 필요 할까요? (마산 소아/남 야경증)
안녕하세요.
저희 아이가 밤에 잠이 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자다가 말고 비명을 지르며 울고불고 난리를 칩니다.
마치 무언가에 크게 놀란 것처럼 온몸을 떨며 발작하듯이 울부짖는데, 눈은 뜨고 있지만 제가 아무리 이름을 부르고 안아주어도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허공을 향해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때마다 저도 깜짝깜짝 놀랍니다.
그렇게 한참을 울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잠드는데, 가장 이상한 점은 다음 날 물어보면 본인은 어젯밤 일어난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좀 찾아보니까 증상이 야경증과 똑같은데,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좋아진다는 말도 있어서 그냥 두고 봐야 하는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아 상담을 요청합니다.
매일 밤 아이를 지켜보며 밤잠을 설치는 저도 너무 지치고 아이 몸에도 무리가 갈까 봐 걱정이라 한의원 치료 고려하고 있는데 치료 필요할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한나입니다.
밤마다 갑자기 자지러지게 울며 발작하듯 몸부림치는 아이를 곁에서 지켜보며 부모로서 얼마나 놀라고 가슴이 미어지셨을지 깊이 공감합니다. 아무리 달래도 부모를 알아보지 못하고 공포에 질려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는 일은 매 순간 밤을 두려움으로 가득 채웠을 것입니다. 정작 다음 날 아침에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아이를 보며 답답하기도 하고, 자연히 좋아진다는 말만 믿고 기다려야 할지 고민이 깊으셨을 텐데, 매일 밤 긴장 속에서 아이를 돌보아 오신 어머님의 고충에 진심으로 위로를 전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이가 밤마다 겪는 증상은 치료를 통해 무너진 신경계의 균형을 바로잡아주는 것이 아이의 올바른 성장과 가족 모두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합니다.
어머님께서 짐작하신 대로 아이의 증상은 소아에게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야경증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야경증은 수면 초반의 깊은 단계에서 뇌의 일부가 완전히 깨어나지 못한 채 갑작스러운 공포감과 비명, 강한 자율신경계 반응을 보이는 수면 장애입니다. 이때 아이는 식은땀을 흘리거나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숨을 가쁘게 쉬며 울부짖게 됩니다. 눈을 뜨고 행동하기 때문에 깨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깊은 잠에 갇혀 있는 상태이므로 부모를 인지하지 못하고, 수면을 담당하는 뇌 기능의 특성상 다음 날 밤사이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게 됩니다. 대개 성장하면서 중추신경계가 성숙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소실되기도 하지만, 증상이 주 2회 이상 빈번하게 나타나거나 수 개월간 지속된다면 아이의 숙면을 방해하고 낮 동안의 집중력 저하와 성장 부진을 초래하므로 반드시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야경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소아의 중추신경계 발달 미숙과 더불어 심장과 담력의 기운이 약해진 심담허겁, 혹은 체내의 속열이 머리로 치솟는 심화항성의 상태로 바라봅니다.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아직 장부와 신경계가 완전히 성숙하지 않아 작은 외부 자극에도 뇌가 쉽게 흥분하고 예민해집니다. 낮 동안 친구들과 지나치게 격렬하게 놀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혹은 무서운 영상을 보아 시각적 자극이 뇌에 잔상으로 남았을 때 그 흥분이 밤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억눌린 자극과 예민해진 속열이 밤 수면 중에 요동을 치면서 깊은 잠의 흐름을 방해하고 각성을 유도하여 결국 발작적인 울음으로 표출되는 것이 핵심 원인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한방 치료는 아이에게 인위적인 수면제를 쓰는 것이 아니라, 흥분된 뇌 신경을 부드럽게 진정시키고 약한 장부의 기운을 채워 스스로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데 집중합니다. 아이의 체질과 평소 양상에 맞춰 정밀하게 처방되는 한약은 먼저 가슴과 머리에 몰려있는 불필요한 열을 내리고 약해진 심장을 튼튼하게 보강해 줍니다. 한약 복용을 통해 자율신경계의 과도한 경계 태세가 해제되면 밤이 되었을 때 기운이 자연스럽게 가라앉아 수면 단계 간의 전환이 부드럽게 이루어집니다. 뇌 신경의 피로가 씻겨 나가면서 자다가 깨서 비명을 지르거나 소동을 피우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평온하게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됩니다.
약물 치료와 병행하여 아이들이 아파하지 않는 가벼운 소아 침 치료나 복부를 따뜻하게 데워주는 뜸 치료를 진행하면 전신의 기혈 순환을 돕고 상체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데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아이가 잠들기 2시간 전부터 스마트폰이나 티비 시청을 엄격히 차단하여 뇌 신경에 가해지는 시각적 자극을 최소화해 주셔야 합니다. 낮 동안 과도하게 신체 활동을 하여 몸이 피로해져도 야경증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휴식과 안정을 취하게 돕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밤에 소리를 지르며 깰 때는 억지로 흔들어 깨우거나 다그치지 마시고, 아이가 다치지 않도록 주변 물건만 치운 채 차분한 목소리로 등을 쓸어주며 안정을 유도하시는 것이 현명한 대처법입니다. 야경증은 원인을 찾아 속열과 신경계를 다스려주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질환이니 조속히 내원하시어 상세한 진단과 따뜻한 치료를 시작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