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때문인지 가슴이 뛰어서 잠을 못 자겠어요. (인천 50대 중반/여 불면증)
인천에 거주하는 주부입니다. 갱년기에 접어들면서부터
밤에 가슴이 쿵쾅거리고 식은땀이 나서 자꾸 깹니다.
한 번 깨면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고 가슴이 답답해서 창문을 열어야 직성이 풀려요.
낮에는 멍하니 기운이 없고 자꾸 짜증만 늘어서 가족들 보기에도 민망합니다.
한방 치료로 좋아질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남열입니다.
여성으로서 겪는 생애 주기 중 가장 큰 변화인 갱년기를 지나며,
밤마다 찾아오는 불청객 같은 증상들 때문에 얼마나 몸과 마음이 지치셨을지 깊이 공감합니다.
가슴 두근거림과 식은땀은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마치
몸 안에 큰 불이 난 것 같은 공포감을 주기도 하지요.
이런 변화 속에서 예민해지는 것은 결코 질문자님의 잘못이 아니며,
몸의 호르몬 체계가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느라 고군분투 중인 신호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갱년기 불면을 '음허화동(陰虛火動)' 혹은 '간기울결(肝氣鬱結)'로 진단합니다.
우리 몸을 '나무'에 비유해 본다면, 뿌리를 적셔주는 수분(음혈)이
부족해지면서 나무 윗부분에 열이 발생하여 잎이 타들어 가는 상황과 같습니다.
이 조절되지 않는 열기가 가슴과 머리로 치밀어 오르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해서 창문을 열어야만 숨이 쉬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식은땀이 나는 것은 한의학적으로 '도한(盜汗)'이라 하여,
몸의 진액을 지켜주는 힘이 약해져 밤사이에 에너지가 새어나가는 현상입니다.
이는 마치 온도 조절 장치가 고장 난 보일러가 방은 차가운데
연통만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때는 단순히 잠을 재우는 약을 쓰기보다, 마른 뿌리에 물을 대주듯
부족해진 진액을 채우고 위로 솟구친 열을 아래로 가라앉히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의 원리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개인의 체질과 증상의 양상에 맞춰 화를 다스리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한약 처방이나,
자율신경계의 조절 능력을 높여주는 침 및 뜸 치료를 통해
갱년기 증상과 불면증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는 저녁 시간에 가벼운 산책을 통해 하체의 기운을 강화하고,
잠들기 전 배 위를 따뜻하게 하여 위쪽의 열기를 아래로 끌어내리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취미 생활이나 명상을 통해 가슴속에 쌓인 응어리를 조금씩 풀어내는 시간도 꼭 필요합니다.
지금 겪고 계신 이 시기는 터널의 끝처럼 어둡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적절한 관리를 통해 몸의 조화를 되찾는다면 이전보다
훨씬 더 편안하고 우아한 삶의 2막을 맞이하실 수 있습니다.
다시금 평온한 단잠을 이루고 밝은 미소를 되찾으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작성해 드린 답변이 질문자님의 고민을 덜어드리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