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가 틀리면 울며 짜증 내는 아이, 소아 강박증일까요? (강남 소아/남 소아 강박증)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아이가 물건 놓는 순서나 대칭에 지나치게 집착합니다.
옷에 작은 먼지만 묻어도 갈아입겠다고 울고, 신발 수평이 안 맞으면 현관에서 한참을 씨름해요.
처음엔 깔끔한 성격인 줄 알았는데 갈수록 심해지니 아이도 저도 너무 지칩니다.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유종호입니다.
한창 밝게 뛰어놀아야 할 아이가 사소한 규칙이나
순서에 얽매여 힘들어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시는 어머니의 마음이
얼마나 애달프고 답답하실지 깊이 공감합니다.
특히 아이를 달래보기도 하고 때로는 엄하게 꾸짖어보기도 하셨겠지만,
아이의 불안이 쉽게 가라앉지 않아 부모로서 무력감을 느끼셨을 텐데,
그동안 참 고생 많으셨다는 위로의 말씀을 먼저 전하고 싶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소아 강박증의 원인을 아이의 기운이 한곳에 맺혀 소통되지 못하는
‘기결(氣結)’과 심장이 위축된 ‘심담구겁(心膽俱怯)’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이를 쉬운 비유로 설명해 드리자면, 우리 아이의 마음을 ‘물길이 좁은 작은 계곡’이라고 생각해보세요.
물이 시원하게 흘러가야 하는데, 예민함이나 스트레스라는 작은 돌멩이들이
물길을 막아버리면 물이 고이고 썩게 됩니다.
아이가 특정 행동이나 순서에 집착하는 것은, 막힌 물길을 뚫어보려고
나름대로 애를 쓰는 행동이자, 불안이라는 파도를 막기 위해 자신만의 작은 모래성을 쌓는 것과 같습니다.
특히 담력이 약하고 겁이 많은 아이들은 세상의 변화를 위협으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그래서 사물의 위치나 청결 상태를 완벽하게 유지함으로써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으려 하는 것이지요.
한의학에서는 이를 아이의 장부 중 심장(心)과 담(膽)의 기운이
허약하여 외부 자극을 스스로 소화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신체적, 정신적 반응으로 파악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한의학적인 관점을 통해 아이의 맺힌 기운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심장을 튼튼하게 보강하여 불안의 뿌리를 다스리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체질에 맞춰 예민해진 신경계를 안정시키고,
스스로 불안을 이겨낼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길러주는 데 집중합니다.
몸 안의 기운이 막힘없이 순환되기 시작하면, 아이는 굳이 특정 행동에
집착하지 않아도 마음의 평온을 유지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됩니다.
가정에서는 아이의 강박 행동을 억지로 멈추게 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피해주셔야 합니다.
그것은 아이의 유일한 방어막을 뺏는 것과 같아 불안을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순서가 조금 달라도 안전해", "먼지가 묻어도 괜찮아"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주시면서, 아이가 불안해할 때 따뜻하게 안아주는 스킨십을 자주 해주세요.
또한 찰흙 놀이나 모래 놀이처럼 정해진 형태가 없는 놀이를 통해
‘완벽하지 않아도 즐거울 수 있다’는 경험을 쌓게 해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아이는 지금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마음속에 찾아온 불안이라는 손님과 힘겹게 싸우고 있는 중입니다.
부모님께서 아이의 행동 뒤에 숨겨진 그 두려움을 먼저 어루만져 주신다면,
아이는 머지않아 쌓아 올린 모래성을 허물고 더 넓은 세상으로 용기 있게 나아갈 것입니다.
작성해 드린 답변이 아이를 이해하고 다시 평화로운 일상을 찾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의 마음속 불안이 걷히고, 다시금 아이답게 해맑고
자유로운 웃음을 되찾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