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수 없는 물건을 씹어 삼키는 충동 어쩌죠? (도봉구 10대 중반/남 청소년강박증)
제가요 중1인데요. 자꾸 음식 외에 먹을 수 없는 물건을 입에 넣고 씹어서 삼키는 충동이 올라옵니다. 그러면서 머릿속으로 상상을 하게 됩니다. 매니큐어나 분필 뭐 그런 것들이 주로 그래요. 먹으면 안 된다는 걸 알고 탈날 것도 아는데, 자꾸 그러네요.제가 이런거 엄마아빠한테는 얘기도 못했어요. 친구들도 모릅니다. 제 뇌가 어떻게 안 좋은건가요?
의사 답변 (1)
답변완료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헌입니다.
혼자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이런 고민을 하느라 정말 괴롭고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 같습니다. 질문자님이 겪고 있는 증상은 단순히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습관이 아니라, 의학적으로는 강박증(강박장애)의 한 형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질문자님이 궁금해하는 '뇌의 어떤 부분'과 관련된 문제인지, 그리고 현재 상태가 어떤 의미인지 설명해 드릴게요.
질문자님의 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뇌가 '안 좋은 것'이 아니라, 특정 부분들 사이의 '신호 전달'에 오류가 발생한 상태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주로 다음과 같은 뇌 영역들의 조절 능력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강박적인 충동이 나타납니다. 첫째, 안와전전두엽은 본능적인 욕구나 충동이 생겼을 때, 이를 상황에 맞게 조절하고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둘째, 전대상피질은 감정적인 갈등과 이성적인 판단 사이에서 올바른 결정을 하도록 돕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셋째, 기저핵은 이들과 상호 연계되어 행동을 제어하는 역할을 합니다. 현재 질문자님은 이 영역들 사이의 균형이 깨져서, 머리로는 '먹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이성), 뇌에서 보내는 '삼키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감정/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반복하게 되는 것입니다.
질문자님처럼 사춘기 초반은 신체와 함께 뇌의 이성적인 부분과 감정적인 부분이 급격히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이때 이성과 감정의 발달 불균형이 생기면 강박 증상이 처음 나타나거나 이미 있던 증상이 악화되기 쉽습니다. 또한, 학업이나 환경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뇌의 조절 능력을 더 약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질문자님이 꼭 알아야 할 점으로 본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 증상은 질문자님의 인격이 이상하거나 의지가 나약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뇌 신경회로의 일시적인 '신호 오류'일 뿐입니다. 그런데 많은 청소년이 증상을 숨깁니다. 강박 증상을 가진 학생들은 스스로가 이상하다고 느껴 수치심 때문에 부모님이나 친구에게 숨기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하지만 혼자 견디려 할수록 증상은 더 심해지고 학업에도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지금은 무엇보다 부모님께 용기를 내어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강박증은 저절로 나아지는 경우가 드물지만, 나이가 어릴수록 치료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가까운 한의원이나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뇌의 흥분을 강제로 억제하기보다는, 뇌가 스스로 불안과 충동을 조절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하고 뇌 성장을 돕는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합니다. 그래서 한창 성장발달 중이면서 학업에 열중해야 하는 소아청소년 환자들에게 더 유리합니다. 혼자서 고민하지 마세요. 질문자님이 느끼는 그 괴로움은 충분히 치료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