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고 두피가 화끈거려요 (여의도 50대 중반/여 갱년기탈모)
예전엔 미용실 가면 숱 치기 바빴는데,
갱년기 시작되고 나서 정수리가 휑하게 보일 정도로 머리카락이 얇아지고 한 움큼씩 빠집니다.
시도 때도 없이 얼굴과 두피로 훅훅 열이 오르고 뾰루지도 나는데, 비싼 탈모 샴푸나 영양제는 아무 소용이 없어요.
머리로 열이 뻗쳐서 두피가 사막처럼 말라 머리가 빠지는 걸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오지윤입니다.
풍성했던 머리숱이 줄어들고 정수리가 휑해지는 것을 거울로 마주하실 때마다 여성으로서 얼마나 큰 상실감과 스트레스를 받으셨을지 그 깊은 고민에 공감합니다. 비싼 샴푸와 영양제에도 차도가 없어 더욱 답답하셨을 텐데요.
무엇보다 환자분께서 "머리로 열이 뻗쳐서 두피가 사막처럼 말라 머리가 빠지는 걸까요?"라고 질문해 주신 대목을 보고 감탄했습니다.
현재 겪고 계신 갱년기 탈모의 한의학적 핵심 원인을 아주 정확하게 꿰뚫어 보셨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환자분의 통찰대로 현재의 탈모는 두피가 뜨거운 사막처럼 변해버린 '상열하한(上熱下寒)'과 영양분 고갈 때문입니다.
여성호르몬이 급감하는 갱년기가 되면 우리 몸의 체온을 조절하는 쿨링 시스템인 '수승화강(水升火降)'의 밸런스가 무너집니다.
그 결과, 통제력을 잃은 뜨겁고 독한 가짜 열(허열)이 머리 위로 솟구쳐 갇히게 됩니다. 나무가 튼튼하게 자라려면 땅이 촉촉하고 서늘해야 하는데, 두피가 펄펄 끓는 사막이 되어버리니 수분을 빼앗긴 모공이 힘없이 벌어지고 모근을 꽉 잡아주지 못해 머리카락이 우수수 탈락하는 것입니다.
또한, 한의학에서 머리카락은 피의 여분이라는 뜻의 '혈지여(血之餘)'라고 부릅니다. 갱년기에 몸속의 진액과 맑은 피(혈)가 맹렬하게 메말라버리니, 인체의 지붕 끝인 정수리까지 영양분이 도달하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푸석해지는 전형적인 영양실조형 탈모가 겹치게 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펄펄 끓는 메마른 사막에 겉보기에만 좋은 비료(탈모 샴푸나 두피 에센스)를 아무리 뿌려도 나무가 자라지 않았던 것입니다.
진정한 탈모 치료는 두피의 뜨거운 불을 끄고, 속에서부터 맑은 피를 채워 올려주는 근본 치료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1) 청상(淸上) 및 순환 개통: 머리 위로 치솟은 뜨거운 열을 서늘하게 식혀 내립니다.
침 치료와 약침을 통해 꽉 막힌 뒷목과 두피의 기혈 순환로를 시원하게 뚫어주어 갇힌 열을 발산시키고 두피 뾰루지를 진정시킵니다.
2) 보혈(補血) 한약 처방: 텅 빈 몸속 깊은 곳에 맑은 피와 진액을 듬뿍 채워주는 갱년기 맞춤 한약을 처방합니다.
이를 통해 사막처럼 마른 모근까지 튼튼하고 윤택한 영양을 공급합니다.
3) 수승화강(水升火降) 밸런스 복원: 하체의 따뜻한 기운이 뇌와 두피까지 맑은 산소를 밀어 올릴 수 있도록 무너진 전신의 순환 펌프를 다시 연결합니다.
두피의 온도가 서늘해지고 속부터 맑은 피가 차오르면,
벌어졌던 모공이 다시 쫀쫀하게 힘을 얻어 탈모가 멈추고 새 머리카락이 튼튼하게 자라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외부적인 관리에만 의존하며 마음 졸이지 마시고,
가까운 전문 한의원에 내원하시어 메마른 두피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속 치료를 시작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