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아들이 돈문제를 자꾸 일으키네요. (중랑구 30대 중반/남 양극성장애)
저희 둘째가 34살인데요. 23살쯤 조울증이 발병하여 지금까지 치료받고 있습니다. 약물치료를 꾸준히 할 때는 재발 없이 잘 관리되었는데요. 2~3년 전부터는 병원도 잘 안 가려고 하고 약도 잘 안 먹으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한번씩 사고를 치게 됩니다. 대부분 돈문제인데요. 저희 부부가 노후 준비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 정말 너무 부담됩니다. 입원이라도 시켜야 하는건지, 다른 치료를 알아봐야 하는건지, 어떤 선택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헌입니다.
30대 자녀분의 조울증(양극성장애) 재발과 약물 거부, 그리고 그로 인한 경제적 문제로 부모님께서 느끼시는 심리적·경제적 부담이 얼마나 크실지 감히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자녀분이 약을 거부하면서 발생하고 있는 돈 문제(낭비벽)는 조울증의 대표적인 증상인 '조증 삽화'의 핵심 진단 기준에 해당합니다.
조증 상태에서는 자존감이 과도하게 높아지고 낙관적이 되어, 과도한 쇼핑, 무분별한 돈 쓰기, 어리석은 사업 투자 등 고통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활동에 지나치게 몰두하게 됩니다. 조증 환자들은 흔히 자신의 상태가 병이라는 것을 부정하며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특히 많은 환자가 경조증 상태의 고양된 기분을 자신의 본질적인 모습이라 여기며, 약물 복용으로 인해 기분이 평범해지는 것을 견디기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일 때 자신과 가족, 사회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입원 치료를 권유합니다. 첫째, 기분 장애가 사회적·직업적 기능의 현저한 손상을 초래하거나, 금전적 낭비가 심해 가족의 지지 구조가 위태로울 때 입원이 필요합니다. 둘째, 환자가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하지 못하거나, 식사나 수면 등 기본적인 생활을 소홀히 할 때, 또는 자해나 타해의 위험이 있을 때 입원을 고려해야 합니다. 셋째, 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지지 구조가 미약해지거나 부모님의 노후 등 가족 전체의 삶이 위협받는 상황 또한 중요한 입원 고려 요인입니다.
자녀분이 양약에 대해 거부감이 심하다면, 한방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조울증을 '전광(癲狂)'의 범주로 보며, 뇌의 기능을 회복하고 신체적·심리적 불균형을 개선하여 스스로 기분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한약은 양약에 비해 부작용(졸음, 의존성 등)이 적고, 양약과 병행할 경우 치료 효과를 높이면서 양약의 용량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자녀의 병으로 인해 부모님의 노후가 무너지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환자를 걱정하는 마음만큼이나 보호자의 정신건강과 삶을 지키기 위한 적절한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자녀분이 현재 병원 방문조차 거부하고 사고가 반복된다면, 더 큰 파국적 결과를 막기 위해 단기간이라도 입원을 통해 약물을 재조정하고 안정기를 갖는 것이 가장 시급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자녀의 행동은 의지 부족이 아닌 '뇌의 질환'으로 인한 것임을 인지하시고, 부모님께서도 상담을 통해 심리적 지지를 받으시길 권장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