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를 해도 다 정상인데 배가 아프대요. 신체화 증상형 우울증인가요? (목동 10대 중반/여 청소년 우울증)
중학교 입학 후 아이가 툭하면 두통과 복통을 호소합니다.
처음엔 꾀병인가 싶어 지켜봤는데, 식은땀을 흘리며 괴로워해서 응급실도 몇 번 갔어요.
그런데 위내시경이나 MRI를 찍어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네요.
학교 갈 시간만 되면 심해지고, 주말엔 조금 괜찮아집니다.
몸이 아픈 게 아니라 마음이 아픈 걸까요? 중학생도 우울증이 몸으로 오나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홍순상입니다.
아이의 원인 모를 통증 때문에 부모님께서 걱정이 많으시군요.
검사상 이상이 없는데도 아이가 지속적으로 고통을 호소한다면,
이는 청소년 우울증의 신체적 표현인 ‘신체화 증상(Somatization)’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청소년기 아이들은 자신의 복잡한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서툽니다.
대신 뇌의 감정 조절 중추와 연결된 자율신경계가
과부하를 일으키며 통증 신호를 만들어냅니다.
아이에게는 이 통증이 실제 물리적인 아픔과
똑같이 느껴지기 때문에 절대 꾀병으로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기체(氣滯)’와 ‘불기(不氣)’로 봅니다.
감정이 억눌려 기운이 순환되지 못하고 한곳에 맺히면,
그 부위가 조이거나 쑤시는 통증으로 나타나는 것이죠.
상세한 한방 치료 접근법은 다음과 같은데요.
이기지통(理氣止痛) 및 해울(解鬱) 한약 처방으로
분심기음(分心氣飮)·소요산(逍遙山)을 가감해
가슴과 배에 맺힌 기운을 풀어주고 전신의 기혈 순환을 돕는 대표적인 처방입니다.
기운의 흐름이 원활해지면 원인 모를 두통이나
복통이 자연스럽게 가라앉으며 마음의 긴장도 함께 풀립니다.
자율신경 조절 침 및 약침 치료는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와 연결된 경락의 혈 자리를 자극합니다.
특히 등 부위의 배수혈(背兪穴)을 자극하면 오장육부의 긴장이 풀리고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되어 통증 완화에 효과적입니다.
이완 훈련 및 호흡법을 지도해 통증이 올 때 아이가
스스로 몸의 긴장을 푸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횡격막 호흡법을 지도합니다.
"내 마음을 다스리면 몸의 통증도 조절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합니다.
부모님을 위한 가정 내 대처 가이드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검사 결과 멀쩡한데 왜 그래?"라는 말은 아이를 더 고립시킵니다.
"마음이 힘들어서 몸이 대신 신호를 보내나 보다"라고 먼저 공감해 주세요.
언제, 어떤 상황에서 아픈지 기록해 보세요.
학교 수업 전이나 특정 과목 시간 등 통증의 '트리거'를 찾으면 우울감의 원인을 파악하기 쉬워집니다.
배나 어깨를 따뜻하게 해주고 부드럽게 마사지해 주는 스킨십은
뇌에서 천연 통증 완화제인 '옥시토신'을 분비하게 합니다.
아이의 통증은 "나 지금 감당하기 너무 힘들어요"라는 몸의 비명입니다.
한방 치료로 막힌 기운을 소통시키고 심리적 안정을 도와주면,
아이는 굳이 아프지 않고도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습니다.
제 답변이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