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숨이 막히고 죽을 것 같은 공포가 찾아와요. (신도림 10대 중반/남 청소년 공황장애)
신도림에 거주하는 중학생입니다.
얼마 전 학원에서 공부를 하다가 갑자기 심장이 터질 듯이 뛰고 숨이 안 쉬어져서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
뒤로 또 그런 일이 생길까 봐 좁은 곳이나
사람 많은 곳에 가기가 무섭고 자꾸 가슴이 답답합니다.
지하철 신도림역처럼 사람 많은 곳은 아예 가질 못하겠어요. 제가 왜 이러는 걸까요?
의사 답변 (1)
답변완료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가나입니다.
평온해야 할 일상 속에서 갑작스럽게 찾아온 신체적 공포 때문에
얼마나 놀라고 당황스러우셨을지 감히 짐작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이러다 정말 죽는 게 아닐까' 하는 공포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알 수 없는 커다란 고통이지요.
특히 학업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예기치 못한 증상으로
일상까지 흔들리고 있으니, 그 마음이 얼마나 막막하고 두려우실까요.
스스로를 자책하며 '내가 정신력이 약한 건가'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만,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것은 질문자님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동안 묵묵히 견뎌온 스트레스와 긴장이 몸을 통해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이니, 고생 많으셨다는 따뜻한 위로를 먼저 건네고 싶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청소년기에 겪는 이러한 공황 증상을 주로
'심담구겁(心膽軀怯)' 혹은 '심기허약(心氣虛弱)'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우리 몸에는 마음의 중심을 잡아주는 '심장'과 외부 자극에
대항하는 결단력을 담당하는 '담(쓸개)'이 있는데,
성장기의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등으로
인해 이 기운들이 급격히 소모되면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매우 예민해지게 됩니다.
이를 비유하자면, 우리 몸 안에 '화재경보기'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 센서가 너무 예민해져서 연기도 나지 않는 상황에서
시끄럽게 사이렌을 울리는 것과 같습니다.
실제로는 생명의 위협이 전혀 없는 안전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예민해진 경보기는 '지금 당장 큰일이 났다'며 몸에 비상 신호를 보냅니다.
그 신호가 바로 심장 박동의 급증, 호흡 곤란,
식은땀과 같은 신체화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지요.
특히 한의학적으로 기운이 위로만 치밀어 오르고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는 '상열하한'의 상태가 되면
가슴은 답답하고 머리는 멍해지며 극심한 불안감을 느끼게 됩니다.
신도림역처럼 복잡하고 밀폐된 공간은 이런 예민해진 감각을 더욱 자극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만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과열된 엔진을 식히듯 예민해진 신경계를 안정시키고,
근본적으로 약해진 심담의 기운을 든든하게 북돋아 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한방신경정신과에서는 개인의 체질과 증상에 맞춰
뭉친 기운을 풀어주는 소간해울(疎肝해울)의 한약 처방과 함께,
자율신경의 균형을 바로잡는 침 치료, 약침 치료 등을 시행합니다.
이러한 치료들은 우리 몸이 스스로 불안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데
긍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호흡이 가빠질 때
스스로를 진정시킬 수 있는 복식호흡법이나 명상,
그리고 불안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마주하는 상담 치료를 병행한다면
다시 평온한 일상을 되찾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몇 가지 노력을 병행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심장을 과도하게 흥분시키는 카페인 음료나 고카페인 에너지 드링크는
당분간 멀리하는 것이 좋으며, 충분한 수면을 통해
뇌가 쉴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합니다.
숨이 가빠지는 느낌이 들 때는 '이것은 공포의 파도일 뿐, 곧 지나간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며 천천히 배로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연습을 해보세요.
무엇보다 이 과정을 혼자서 온전히 감당하기에는 큰 용기가 필요하므로,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인 진
단과 관리를 시작해 보시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비록 거센 파도 속에 있는 것 같겠지만, 이 또한 지나가는 과정일 뿐입니다.
질문자님의 마음이 다시 평온해지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학교와 학원으로 향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스스로를 조금 더 아껴주고 다독여주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라며,
답변이 질문자님께 작게나마 위로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