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깜빡이고 킁킁거리는데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부천 소아/남 틱장애)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이 한 달 전부터 눈을 심하게 깜빡거리더니,
요즘은 코를 킁킁거리는 소리까지 냅니다.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면 잠시 멈추는 듯하다가 더 심하게 움직여요.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놀림받지는 않을지,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지 걱정되어 잠이 안 옵니다.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이재은입니다.
아이의 갑작스러운 몸짓과 소리를 지켜보며 부모님의 마음이
얼마나 타들어가고 계실지 깊이 공감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습관인 줄 알고 주의도 줘보셨겠지만,
부모님의 노력과 달리 증상이 심해지는 모습을 보며
혹시 내가 아이를 잘못 키운 것은 아닐까 하는 죄책감과 불안함이 교차하셨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틱장애는 아이의 나쁜 습관이나 부모님의 교육 방식 때문이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뇌의 신경계 조절 능력이 잠시 불균형을 이루어 나타나는 현상이니 너무 자책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아이의 신호를 세심하게 발견하신 것만으로도 치료를 위한 가장 중요한 준비를 마치신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소아 틱장애를 주로 '간풍내동(肝風內動)'이나 '심담구겁(心膽怯)'의 관점에서 살핍니다.
아이들은 생기발랄하고 성장이 빠르지만,
그만큼 신경계가 예민하고 미성숙하여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를 이해하기 쉽게 비유하자면, 아이의 몸을 '바람에 흔들리는 어린나무'라고 생각해보세요.
나무가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고 줄기가 단단해지기 전에는
작은 바람(스트레스나 긴장)에도 가지가 심하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간(肝)'의 기운은 근육의 움직임과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데,
이 기운이 스트레스로 인해 뭉치거나 과열되면
마치 몸 안에서 제어되지 않는 바람이 부는 것처럼
눈을 깜빡이거나 소리를 내는 틱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특히 겁이 많거나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아이들은 '심담구겁',
즉 심장과 담력이 약해져 있어 작은 환경 변화에도
몸의 경보 장치가 과하게 작동하며 근육을 움직이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스마트폰의 강렬한 자극이나 학업 부담은
뇌의 열기를 부추겨 이 '바람'을 더 거세게 만듭니다.
아이가 주의를 줄 때 잠시 멈추는 것은 억지로 바람을 막으려 애쓰는 것과 같아서,
힘이 빠지면 오히려 더 큰 반동으로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따라서 증상 자체를 억제하기보다는 아이의 신경계가
스스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권유드립니다.
한의학적 치료는 과열된 간의 열을 식혀 바람을 잠재우고,
심장과 담력을 보강하여 외부 자극에도 나무가
꼿꼿이 서 있을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데 집중합니다.
아이들이 복용하기 쉬운 순한 한약 처방과 아프지 않은
소아용 침, 기공 요법 등을 통해 자율신경의 균형을
바로잡으면 틱 증상은 자연스럽게 완화될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아이의 증상을 지적하거나 멈추라고 강요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부모님이 불안해하면 아이는 더 큰 긴장을 느끼고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증상이 나타날 때는 모르는 척해주시고,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하거나
즐겁게 웃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또한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영상 시청은 뇌를 극도로 피로하게 하므로 삼가고,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통해 아이의 몸이 튼튼해질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회복력이 훨씬 뛰어납니다.
지금 겪는 흔들림은 아이가 더 단단한 나무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니,
조급한 마음보다는 따뜻한 기다림으로 아이를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오늘 드린 답변이 부모님과 아이의 평온한 일상을 되찾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의 눈빛이 다시 편안해지고 해맑은 웃음소리가 집안 가득 울려 퍼질 그날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부모님께서도 마음을 편히 가지시고 아이와 함께 천천히 이 시기를 잘 지나오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