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을 피가 나게 물어뜯더니 이제는 머리도 뽑아요ㅠ (창원 소아/여 강박증)
안녕하세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었는데 최근 들어 그 정도가 너무 심해져서 글을 올립니다.
하지 말라고 아무리 타일러보고 때로는 엄하게 혼을 내봐도 전혀 고쳐지지가 않습니다.
이제는 손톱이 반 이상 없어져서 손끝이 뭉툭해졌고 손가락 주변은 늘 피딱지와 상처로 가득합니다.
아이의 손을 볼 때마다 속상하고 화가 나서 요즘 들어 잔소리를 심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그랬더니 이제는 눈치껏 손톱을 안 뜯는 척하면서 몰래 머리카락을 뽑는 것 같습니다.
아이 머리 한쪽이 조금 비어 보이는 것 같아 확인해보니 본인이 뽑았다고 실토를 하더군요.
손톱 물어뜯기에 이어 머리카락까지 뽑는 모습을 보니 제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습니다.
아이도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 미안하면서도 도대체 왜 이런 행동을 멈추지 못하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가고 답답합니다.
단순히 나쁜 버릇이라고 생각했는데 혹시 크게 마음이 아픈건지 걱정됩니다.
한의원에서도 이런 증상을 치료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제가 집에서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의사 답변 (1)
답변완료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한나입니다.
상처투성이가 된 아이의 손과 비어있는 머리카락을 보며 부모님께서 느끼셨을 당혹감과 슬픔이 얼마나 크실지 감히 짐작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아이를 바르게 키우고 싶은 마음에 했던 훈육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킨 것 같아 자책감도 드시겠지만 지금은 부모님의 잘못을 탓하기보다 아이의 마음속 불안을 먼저 들여다봐야 할 때입니다. 아이의 행동은 일부러 부모님 말을 거역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도 조절할 수 없는 힘겨운 신호임을 이해해 주시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입니다.
현재 아이가 보이는 행동은 한의학적으로 강박증의 범주 안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강박증은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도 반복적으로 특정한 생각이나 행동을 하게 되는 질환입니다. 손톱을 물어뜯거나 머리카락을 뽑는 행위는 아이 내면에 쌓인 불안과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나름의 방어 기제입니다. 하지 말라고 강요할수록 아이는 더 큰 불안을 느끼게 되고 그 결과 증상이 더 심해지거나 다른 형태의 강박 행동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이를 단순히 나쁜 습관으로 치부하여 다그치기보다는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강박증이 나타나는 원인은 뇌 신경계의 불균형과 관련이 깊습니다. 한의학적으로는 아이의 심장과 담력이 약해져 작은 자극에도 쉽게 불안해지는 심담허겁 상태이거나 간의 기운이 소통되지 못하고 뭉쳐 열이 발생하는 상태로 봅니다. 내면의 불안이 기혈의 순환을 방해하고 이것이 극도의 긴장감을 유발하여 신체적인 강박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특히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데 서툴기 때문에 몸을 해치는 행동을 통해 그 고통을 분출하곤 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방 치료는 아이의 예민해진 신경계를 안정시키고 뇌 신경의 자생력을 키우는 데 집중합니다. 맞춤 한약 처방은 항진된 교감신경을 가라앉히고 부족한 진액과 혈을 보충하여 마음의 그릇을 튼튼하게 만들어 줍니다. 한약은 아이가 느끼는 막연한 공포나 불안감을 완화하여 굳이 손톱을 뜯거나 머리카락을 뽑지 않아도 마음이 평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침 치료나 향기 요법 등을 병행하면 뭉친 기운을 풀어주어 아이의 정서적인 안정을 찾는 데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가정 내에서의 해결책으로는 가장 먼저 아이에 대한 잔소리와 훈육을 멈추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손톱을 뜯을 때 지적하기보다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거나 다른 즐거운 활동으로 관심을 돌려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의 성과나 행동에 집중하기보다 존재 자체에 대한 사랑을 충분히 표현해주시고 아이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합니다. 한방 치료를 통해 신체적인 불균형을 바로잡고 가정에서 정서적인 지지를 보내준다면 아이는 머지않아 나쁜 버릇을 버리고 밝고 건강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전문가와 함께 차근차근 치료를 시작해보시길 권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