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함 때문에 자꾸 먹게 되고 체중이 너무 늘었는데요. (노원구 20대 중반/여 섭식장애)
밥은 세끼대로 따 먹고 또 간식을 먹고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자기 전까지 먹을게 항상 옆에 있어요. 뭔가 공허함 때문에 계속 허기가 지는데, 배고픔과는 달라요. 지난 12월 연말 지내면서 개인적으로 스트레스가 있었거든요. 그 이후로 스멀스멀 시작된 것 같아요. 체중도 6~7키로 더 늘었습니다. 맞는 옷도 없어요. 지금 24살 여자고 몸이 더 망가지면 안 되는데, 해결 방법 없을까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헌입니다.
현재 겪고 계신 증상은 단순한 식욕의 문제가 아니라, 스트레스로 인해 마음의 공허함을 음식으로 채우려는 '정서적 허기(emotional hunger)' 상태일 가능성이 큽니다. 24세라는 나이에 급격한 체중 변화로 상심이 크실텐데요. 무의식 속의 불안과 내적 갈등이 공허함을 불러일으키고, 이를 해결할 수 없을 때 우리 몸은 '배고픔'으로 전환하여 먹는 행동을 통해 해소하려고 합니다. 배가 고픈 것과 다른 공허함 때문에 계속 먹게 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입니다.
섭식장애는 심리 사회적인 성취 실패나 대인관계 좌절 등의 스트레스 원인을 상대적으로 조절하기 쉬운 '몸'의 문제로 전환할 때 시작되기도 합니다. 지난 연말의 스트레스가 계기가 되어 현재의 식습관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1주일에 2일 이상 조절되지 않는 폭식 삽화가 반복되고, 체중 증가에 대한 두려움과 우울감을 느끼지만 구토와 같은 보상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폭식장애(폭식증)'의 범주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규칙적이고 구조화된 식사 습관을 확립하셔야 합니다. 배가 고프든 고프지 않든 미리 정해진 시간에만 식사하십시오. 식사와 간식을 미리 조직화하여 계획한 음식 외에는 먹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세끼 식사는 배고픔과 배부름의 신호를 다시 생리적인 조절 상태로 되돌리는 데 필수적입니다. 식사 간격은 4~5시간을 넘지 않게 하고, 간격이 길어질 것 같으면 미리 간식을 계획하세요. 밥을 위주로 한 한식 식사는 세로토닌 조절을 도와 단 음식이나 간식에 대한 욕구를 서서히 줄여줍니다.
폭식을 했다고 해서 수치심을 느끼거나 자책하는 것은 오히려 다음 폭식을 부르는 악순환의 원인이 됩니다. 설령 폭식을 했더라도 다음 번 식사는 거르지 말고 정상적으로 진행하십시오. 섭식장애는 재발이 잦으므로 단기간에 해결하려 하기보다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음식과 체중에 대한 비합리적인 신념을 확인하고, 현실의 스트레스에 직면하여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우울감이나 불안, 낮은 자존감 등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맞는 옷이 없어 속상하시겠지만, 체중 자체에 집착하기보다 망가진 배고픔/배부름의 신호 체계를 회복하고 마음의 스트레스를 돌보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입니다. 상황이 지속된다면 혼자 고민하기보다 가까운 한의원이나 관련 의료기관을 방문하셔서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장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