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신도 모르게 스트레스받기도 하나요? (의정부 20대 중반/남 신체화장애)
하사관으로 군복무 중인데요. 명치가 쪼여오는 느낌, 소화불량에 가슴답답 호흡곤란감 식은땀 등이 자꾸 돌아가면서 재발합니다. 군병원도 가보고 민간병원에도 가보면, 기능성 소화장애라고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다고만 합니다. 군생활 자체는 적성에도 맞고 앞으로도 전역 없이 평생 직장이다 생각하는데요. 저도 모르게 스트레스 받는게 있을 수 있나요?
안녕하세요, 닥톡-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김헌입니다.
군 복무 중 겪고 있는 반복적인 신체 증상들로 인해 심려가 크실 것 같습니다. 병원에서 '기능성' 혹은 '스트레스성'이라는 설명을 들었음에도 정작 본인은 적성에 잘 맞는다고 느끼기에 자신도 모르는 스트레스가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드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소위 '신체화(Somatization)'라고 불리는 현상은 무의식적인 갈등이나 욕망, 혹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분노, 공포, 좌절, 슬픔 등)이 마음으로 인지되지 못하고 신체 증상으로 대신 표현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적인 불만이나 갈등이 일상적인 정신 방어기제로 통제되지 않을 때, 우리 몸은 이를 신체 증상으로 '전환'하여 표현하기도 합니다. 환자 본인은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과 그 의미를 의식적으로는 모를 수 있습니다.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신체 증상은 일종의 '고통의 방언'이나 '몸의 언어'가 되어 나타납니다. 책임감이 강하고 꼼꼼하며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가진 경우, 스스로는 스트레스를 잘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신체는 필요 이상의 긴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군 생활이 적성에 맞아도 증상은 충분히 나타날 수 있습니다. 군대와 같이 제한되고 억압된 상황, 혹은 높은 책임감이 요구되는 환경은 그 자체로 강력한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투쟁-도피 반응'을 보이며 교감신경을 활성화합니다. 이때 에너지를 근육이나 심장에 집중시키느라 위장관으로 가는 혈류를 줄이게 되는데, 이로 인해 소화불량이나 명치가 꽉 막힌 느낌이 발생합니다. 과도한 긴장이 지속되면 심박수와 호흡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져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 식은땀, 어지럼증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신체적 불편감이 마음의 불편감이나 무의식적 긴장과 관련이 있을 수 있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치료의 시작입니다. 불필요한 중복 검사보다는 의료진을 정해 꾸준히 상담받으며 증상 배후의 사고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장부기혈(臟腑氣血)의 균형을 맞추고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맞춤 한약 처방과 함께 침뜸, 약침, 부항, 추나 요법 등의 다양한 한방 치료를 통해 뇌가 스스로 스트레스를 조절하도록 돕는 치료를 시행합니다. 질문자분이 처한 환경이나 상황을 직접 개입할 순 없겠지만,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은 강화시킬 수 있으며 이를 통하여 스트레스 관련 증상이 자연스럽게 해결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질문자분의 증상은 몸이 보내는 "휴식과 조절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예민하다고 자책하기보다, 몸이 보내는 고통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시고 가까운 한의원이나 관련 의료기관에 방문하여 상담받아보시길 권장합니다. 감사합니다.